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공중급유기 예산은 ‘0원’입니다. 4년 전 2대의 공중급유기 추가 도입 견적가로 1조 20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일부라도 내년 예산안에 반영돼야 기존 견적가로 입찰을 시도할 수 있지만, 예산 반영이 안 될 경우 사실상 공중급유기 사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인상에 따라 추가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데, 상당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작전반경·무장탑재량 증가
공중급유기는 말 그대로 우리 공군 임무 항공기들의 연료를 하늘에서 지원하는 ‘하늘 위 주유소’입니다. 우리 공군은 유럽 에어버스D&S의 A330 MRTT(KC-330) 기종을 선정해 2018년과 2019년 각각 2대씩을 도입했습니다. 급유량이 111톤에 달해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인 F-15K 21대에 공중에서 기름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별자리 중 백조자리를 뜻하는 ‘시그너스’라는 별칭이 붙은 공중급유기 전력화 이후 우리 공군은 전투기의 체공시간과 작전반경을 대폭 확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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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급유기 덕분에 무장 탑재량도 늘어났습니다. 전투기는 ‘최대이륙중량’이 정해져 있는데, 연료를 가득 채우고 이륙할 경우 그만큼 무장량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공중에서 급유할 경우 이륙에 필요한 연료만 채우면 되기 때문에 더 많은 미사일과 폭탄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해외 연합작전 참가 시 시그너스로 직접 공중급유하며 단독 전력으로 한반도 공역을 넘어 어디서든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됐습니다. 호주 피치블랙 연합훈련 참가 등에서 전투기들이 시그너스로부터 공중급유를 받으며 현지까지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그너스는 최대 300여 명의 인원 또는 37톤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항공기입니다. 이에 따라 단순 급유기능을 넘어 수송 및 인도적 지원 자산으로도 활용됐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 구출작전(‘미라클 작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요소수 긴급 공수, 튀르키예 구호대 수송, 코로나 19 백신 수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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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총 4대의 공중급유기로는 정상적 훈련과 작전 임무가 불가능합니다. 사실상 운용 전력은 1대 수준으로 전투 임무 조종사들의 급유 훈련이 제한돼 공중급유 자격 획득 조종사는 전체의 60%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공중급유 경험이 없거나 훈련 부족으로 유사시 공중급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아예 급유를 받지 않고 임무기를 버리고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KF-21과 F-35A 스텔스 전투기 추가 도입으로 급유기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현재 우리 공군이 보유한 공중급유기 4대는 F-15K, KF-16, E-737 등 약 230대 항공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58대당 1대 비율로, 미국(9대 1), 호주(35대 1), 프랑스·캐나다(27대 1), 싱가포르(22대 1)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최근 F-35A에 대한 공중급유를 시작했는데, 총 60여 대의 F-35A에 향후 KF-21 120여 대 모두 전력화되면 급유기 부족은 더 심각해집니다. 한국형전투기 KF-21 양산에 공군 예산 상당 부분이 편성되면서 공중급유기 예산은 묶여 있지만, 역설적으로 KF-21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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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전은 단일 영공에 한정된 방어가 아니라, 원거리 정밀타격과 연합작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공중급유기는 단순한 연료 보급기가 아니라 전략적 기동자산이라는 게 공군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공중급유기 2차 사업 예산 증액을 요청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KF-21 시대의 실질적 전력 운용과 예산 효율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공군 작전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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