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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전 의장은 기본적으로 관세는 일부 품목에 공급 충격을 주지만, 상대적인 가격 변화 후 일시적인 가격 수준 상승으로 나타나는 일회성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의 추가적인 조치와 결합되지 않는 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정학적 위험 등 매우 특이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인플레이션 경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민 규제와 관련해서는 “건설 및 농업분야 등 특정 분야에서 노동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지만,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을 줄이는 동시에 소비하는 사람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총수요-총공급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연준의 정책 결정에 개입할 우려에 대해서는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연준의 독립성을 잃으면 인플레이션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2.5% 수준의 인플레이션율은 연준 목표인 2%에 근접했지만, 마지막 단계(last mile)에서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공급 충격에서 비롯된 후행적 영향이 남아 있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테면, 주택임대료와 자동차 보험 등의 가격 상승은 후행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상당한 경제적 비용 없이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추측”이라고 설명했다.
버냉키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연준이 올해 추가로 금리인하에 더 나설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트럼프 정책이 어떻게 될 수 있을지 알수 없다”면서 “다만 지금 당장은 2%로 가는 길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다시 급등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연준의 2% 목표치는 바꿔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버냉키는 “목표치를 변경하는 것을 생각하기 전에 우리는 2%에 도달해야 한다”며 “목표치를 바꾸면 연준의 신뢰성을 희생하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연준이 정책은 앞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좀더 중점적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