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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이 줄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102조 97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보다 11조 5513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9월 117조원을 찍은 이래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예·적금 수신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고 수신 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늘려가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수신 잔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저축은행이 대출을 내주고 수익을 늘릴 여력도 줄고 있다는 뜻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영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자 수신을 늘릴 요인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66%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 3.3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금리는 연 3.50~3.60%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지고 고금리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예대금리차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적은 구간이 확대됐기 때문에 대출 영업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기존 대출의 부실 가능성도 계속 커지고 있어 여·수신을 키우긴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축은행업계에선 여신 잔액이 곧 100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의 새로운 기준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가 최대 3조원을 넘길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저축은행업계 내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며 “위기가 계속되면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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