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기업공개비율(올해 5월 1일 기준)은 46.4%로, 전체 계열사 28개 중 13개 회사가 상장회사로 등록돼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시대상 대기업 중 에쓰오일(50.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다만 에쓰오일의 경우 2개 계열회사 중 1곳이 상장한 것이어서,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업공개비율이 가장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상장회사 수만 놓고 봐도 SK(21개), 삼성(17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기업공개는 개인이나 소수의 주주에 의해 설립된 회사가 일반인에게 회사의 주식을 팔면서 소유 지분을 개방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재무 정보 등 기업 경영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꼽힌다. 상장회사는 금융감독기관에 공시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기업의 경영 정보가 비상장회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비상장기업은 경영권 승계, 계열사 편법 지원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금융감독기관에서 공시 의무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롯데백화점그룹은 유통업계만 놓고 봐도 상장회사 비율과 상장회사 수 모두 비교 우위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의 경우 전체 계열사 98곳 중 11개 회사가 상장회사로 등록돼 있으며, 상장회사 비율은 11.2%다. 신세계는 52개 계열사 중 7개 회사가 상장해 상장회사 비율은 13.4%이고, CJ는 76개 중 9개 회사가 상장해 기업공개비율이 11.8%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기업공개비율이 높은 건 인수한 기업들 상당수가 상장회사였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 ‘비전2020’ 선포 이후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섰고, 유통·패션·리빙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상장회사들을 인수한 후에도 상장회사 이사회 내 ESG 경영위원회 등 ‘5대 위원회’ 운영과 전 계열사 ‘전자투표제’ 도입 등 경영 투명성 강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경영 투명성 강화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이 발표한 올해 ESG 평가에서 평가 대상 상장 계열사 모두 ‘통합 A’ 등급 이상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ESG평가 ‘통합 A+’ 등급을 부여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