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월인 올해 5월(0.5%) 대비 성장세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5%) 역시 하회했다. 석달 연속 상승세는 그대로 이어갔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3% 늘어났다.
|
미국 경제의 70% 비중에 육박하는 소비는 경기의 척도로 여겨진다. 이번 수치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낙관론 와중에 일부 지역들의 경기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조금씩 하강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2.4%), 주유소(-1.4%), 식음료점(-0.7%) 건축자재 전문점(-1.2%), 스포츠·음악·책 소매점(-1.0%) 등에서 한달새 소비가 큰 폭 줄었다. 반면 잡화점(2.0%), 무(無)점포 소매점(1.9%), 가구점(1.4%), 전자제품점(1.1%) 등에서는 늘었다.
다만 이번 수치가 미국 소비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소비 행태가 상품에서 서비스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소매판매 보고서는 상품을 중심으로 집계하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전반적인 소비 지출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전했다.
월가는 이번 보고서를 두고 골디락스로 해석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과도한 긴축 가능성을 낮추면서 소비가 확 가라앉지는 않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의미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휘발유와 건축자재의 수요 약세는 경기 둔화에 대한 분명한 징후”라면서도 “전반적으로 회복력 있는 미국 경제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시장분석 부사장은 “이번달 이후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골디락스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97.3%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날 나온 산업생산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연준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줄었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더 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