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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누리자’ 엔화 예금 8320억엔 돌파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엔화 예금 잔액은 이달 16일 현재 8320억엔으로 집계됐다. 전월 6979억엔 대비 1341억엔 늘어난 수치로 올해 들어 월별 최대치다.
엔화 예금은 올해 1월 7237억엔에서 3개월 연속 하락(2월 6598억엔→3월 6005억엔→4월5788억엔)하다가 5월 들어 6979억엔으로 4개월 만의 증가 전환했다. 이달 중순에는 이미 8000억엔을 돌파했으며 이같은 추세라면 말일까지 자금이 더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원·엔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시중 자금이 엔화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원·엔 환율은 지난 4월 27일 100엔당 1001.61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날 오전 8시23분 기준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이후 원엔 환율은 소폭 올라 다시 100엔당 900원 초반대에 거래됐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며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일본은 견고한 인플레이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좀처럼 금리를 올리지 않으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에서 더 높은 금리를 쫓아 자금이 이동하면서 엔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은행이 엔화를 내준(매도) 환전(원화→엔화)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4대 은행의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약 2732억원)으로 전달(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62억8500만엔)과 비교하면 4.8배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종결 이후 해외여행 증가 및 엔화 환율 하락에 따른 환전 수요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예금 가입 별거 없네”…어디 은행이 좋을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엔화예금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관심은 날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시중은행 엔화예금 상품도 일반 예금상품처럼 은행 창구 뿐만 아니라 각 은행의 앱과 웹페이지에 마련된 외화예적금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비대면으로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대표적 외화 입출금 계좌는 ‘외화체인지업 예금’이다. 신한은행은 2019년부터 외화체인지업 예금을 삼성증권 해외주식 거래결제계좌로 이용 할 수 있도록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말까지 외화체인지업 예금 계좌를 삼성증권 해외 주식 계좌와 연결하면 선착순 10달러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최근 ‘바로보는 외화통장’ 신상품을 출시했다. 고객이 직접 수익 금액을 계산할 필요없이 환율 변동에 따른 실시간 수익률과 해당 통장을 통해 얻은 환테크 수익을 바로 보여준다. 또한 입출금 시 조건없이 90% 환율 우대를 제공한다. 오는 7월 31일까지 1000달러 외화 입출금 거래를 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도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우리 WON 외화정기예금 특판’을 출시했다. 우대조건 충족 시 최대 연 0.3%포인트(p)까지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비대면 채널에서 원화로 가입하면 환율 우대가 50%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엔화 약세에 따른 예금 수요 증가 추세에 맞춰 은행들도 경쟁적으로 외화예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엔화가 달러화보다 메리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