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SAMG엔터는 지난해 매출액이 683억원으로 전년대비 7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손오공과 영실업 매출액은 666억원, 53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1.6%, 44.0% 감소했다.
|
업계에선 지식재산권(IP)이 시장 판도를 바꿨다고 분석한다. 손오공, 영실업은 그동안 애니메이션사가 보유한 IP로 완구를 제작·유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사가 직접 완구 제작·유통에 나서면서 자체 IP 개발 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반면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SAMG는 IP를 꾸준히 개발하면서도 이를 활용한 사업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2016년부터 IP를 활용한 완구 등 기획상품(MD) 제작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자체 유통망을 구축해 직접 판매를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늘었다. 현재 SAMG 전체 매출의 70%는 MD 수익이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키즈 산업도 팬덤형 소비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캐릭터 피규어를 수집하며 반복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 즉 캐릭터 IP의 영향력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해외 IP는 레고나 바비처럼 생명력이 긴 반면 국내 IP는 인기가 오래가지 않고 금방 잊힌다”며 “국내 완구업계도 다양한 방식의 창작, 제작, 유통을 통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