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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株, 尹 '은행 때리기'에 추풍낙엽…외국인 BYE

노희준 기자I 2023.02.18 06:00:00

지난달 31일 ''은행 공공재'' 발언 이후 투심 악화
KB금융 -11%, 신한 -8%, 하나 -5%, 우리 -3%
외국인 31일~17일까지 1112억 팔아치워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은행 직격탄’에 외국인이 국내 은행주를 패대기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올랐던 부분을 상당부분 내주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내주부터 손쉬운 이자수익에 기대에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는 은행권을 수술대로 올리는 데다 6월에는 구체적 개혁안도 나올 예정이라 ‘정치 및 관치 리스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한국거래소) 4대금융 종가 비교 단위=원, %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7일 5만원에 장을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으로 ‘은행은 공공재’라고 말한 지난달 31일 종가 5만5900원에 비하면 11% 빠졌다. 같은기간 신한지주도 4만1550원에서 3만8350원으로 8% 하락했다. 하나금융도 5%(4만8750원→4만6200원), 우리금융은 3%(1만2780원→1만2400원) 떨어졌다. 같은기간 코스피는 1%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지배구조)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간 금융주가 부진을 보인 것은 이런 윤 대통령에서 시작된 ‘은행권 비판’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발언은 갈수록 세졌다.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은행 돈잔치로 국민들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게다가 지난 15일에는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산업 과점 폐해가 크다”며 “경쟁시스템 강화 방안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했다.

대통령의 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그에 따른 관치 강화 우려가 투심을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이 외국인은 KB금융을 772억원 넘게 매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15억원 규모를, 우리금융지주를 55억원치를 팔아치웠다. 신한지주도 170억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전체 5대금융 주식을 팔아넘긴 물량은 1112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들고 있는 KB금융 지분은 74.09%에서 73.88%로 0.21%p 줄었다. 신한지주 지분도 63.61%에서 63.53%로 0.08%p 감소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외국인 비중도 각각 0.27%p(71.84%→71.57%), 0.1%p(40.61%→40.51%) 감소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통령이 은행을 공공재라고 천명한 이후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평가체계, 경영승계 표준안 등을 마련하고 은행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주주 환원정책과 성과급에도 관여하겠다고 예고했다”며 “금융권에서는 금융사들의 경영 자율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은행권 압박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정회의의 후속조치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를 운영하며 제1차 회의는 23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TF는 은행권 경쟁촉진 등 6개 과제를 종합적으로 검토·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6월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논의할 과제는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 및 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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