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뉴욕주 북부 클레이 지역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향후 20년간 최대 1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뉴욕주정부는 전했다. 마이크론은 공장 건설을 2024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미국에 연구개발(R&D) 거점만 둬 왔다. 생산은 주로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서 해 왔다. 그런데 미국에 또 다른 생산 거점을 둘 정도의 초대형 투자에 나서는 것은 미국 정부의 지원 덕분이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육성법(CHIPS)을 보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들에 52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25%의 세액 공제 혜택까지 있다. 마이크론의 이번 초장기 투자 계획의 절반 이상을 정부가 밀어주는 셈이다.
반도체는 전기차, 바이오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우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핵심 중 핵심이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게 미국의 복안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CHIPS가 통과된 게 이번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마이크론이 뉴욕주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의회에서 CHIPS 처리를 적극 지원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CNBC는 “뉴욕주에 새로운 공장을 유치한 것은 슈머의 승리”라고 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미국은 반도체 연구를 선도하고 있지만 생산 공장은 해외로 빠져나갔다”며 “이제부터는 이런 상황이 뒤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마이크론의 투자 결정은) 미국의 또다른 승리”라며 “나의 경제 계획에 의해 촉발한 대규모 신규 투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이크론을 두고 “미국 기업”이라고 지칭하면서 “뉴욕주 북부에 수만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정부 역시 CHIPS와 별개로 55억달러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공장 유치 과정에서 마이크론을 설득하는 역할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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