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방문한 경남 김해 골든루트산업단지 휴롬 김해공장. 이곳에서 만난 김진철 휴롬 상무(생산본부장)는 “불량 없는 완벽한 원액기를 생산하기 위해 모든 공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검수를 거친다”며 이처럼 말했다.
원액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휴롬은 브랜드로 시장을 만든 독특한 기업이다.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김영기 휴롬 회장은 ‘어떻게 하면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과일이나 채소를 찧거나 짜서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오랜 연구 끝에 1993년 김 회장은 세계 최초 저속착즙기술(녹즙 축출장치)을 개발했다. 철이 아닌 멜라민 소재 스크루가 원통형 기둥 안에서 원료를 압착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이미 시중에는 채소나 식료품을 갈아주는 ‘믹서기’가 있었지만, 믹서기가 원재료의 영양을 파괴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이후 ‘오스카 만능녹즙기’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던 휴롬은 2008년 눌러짜는 스크루 방식 원액기를 개발하면서 또 한 번 전기를 맞는다.
이 원액기는 2010년대 초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현지에서는 ‘삼성은 몰라도 휴롬은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2015년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는 원액기를 하루 만에 5만대 판매하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다. 지난해 휴롬 원액기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김 상무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견된 휴롬 원액기 짝퉁만 200개가 넘는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수많은 유사품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저속 착즙 원액기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날 공장에서는 이탈리아에 수출할 원액기 ‘H300’ 조립이 한창이었다. 원액기는 모터와 본체를 조립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협력사에서 조달한 모터를 원액기 본체와 결합하고 기판과 배선을 연결하는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채소나 과일을 짜는 스크루와 잔여물을 걸러내는 필터는 특수 플라스틱 소재인 ‘울템’으로 만든다. 울템은 항공기 등 엔지니어링 부품으로 주로 쓰이는 고가 소재로 휴롬이 국내 제품 중에서는 가장 처음 적용했다.
김 상무는 “울템 원료만 미국에서 수입할 뿐 부품 생산은 협력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과정이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홈카페’ 유행과 건강음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출도 증가 추세다. 지난 2019년 713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184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 1300억원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 지역 매출이 40% 이상 성장하면서 전망도 밝다. 김 상무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원액기 45만대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며 “최근 해외에서도 ‘클렌즈 주스’가 인기를 끌면서 수출도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지금 원액기보다 더 슬림한 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라며 “‘위드 코로나’를 맞아 각국의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적극 추진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