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쏘아올린 세대교체 인사...금융권 인사태풍 오나

노희준 기자I 2021.12.02 05:00:00

국민은행장 후보자, ''젊은행장'' 이재근 부행장 낙점
''포스트 김정태'' 및 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 관심
카드·보험업사 CEO도 줄줄이 연말 연초 임기 만료

신임 은행장으로 추천된 이재근 KB국민은행 현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왼쪽)·허인 현 KB국민은행장.(사진=KB금융지주)
[이데일리 노희준 김미영 전선형 황병서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인사 시즌 막이 올랐다. 서막은 KB국민은행 차기 행장 후보에 이재근 이사부행장을 낙점한 KB금융그룹이 열었다. 젊은 행장 발탁을 통한 ‘세대교체’가 키워드로 풀이된다. 그간 호실적을 이룬 금융권 인사 기조는 안정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디지털 경쟁에 직면한 금융권이 대선을 앞두고 KB처럼 세대교체 키워드를 앞세워 혁신을 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KB금융지주는 1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KB국민은행 차기 행장 후보에 이재근 현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올해 12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현 허인 행장의 유력한 후임자를 선임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열고 본격적으로 차기 행장 후보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새 행장은 행추위 심층 인터뷰 등 심사ㆍ추천을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되나 이변이 없는 한 이 행장 후보자 선임이 확실시된다. 허인 현 행장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다.

KB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가 꼽힌다. 이 행장 후보자는 1966년생으로 만 55세다. 1960~1964년생이 포진해 있는 주요 은행 CEO 중 최연소격이다. 대추위 역시 ‘젊은 리더십’을 강조했다. 대추위는 “빅 블러(Big Blur, 경계 붕괴) 시대에 KB 시장지위 공고화와 차기 디지털 경쟁력 강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경쟁자들이었던 1964~1967년생 부행장 가운데 젊은 인재다.

KB가 안정보다 변화를 선택하면서 다른 금융권 인사에도 쇄신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우선 하나금융지주는 ‘포스트 김정태’ 체제를 선택해야 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12년에 취임한 후 올해 3월 4연임에 성공했지만, 내년 3월에는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 회사 내규상 회장 자격은 만 70세 이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꼽힌다. 함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박 행장은 만 57세로 올해 초 차기 회장 숏리스트에 포함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아직 가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 거취도 관심사다. 올해 우리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 성과면에서는 연임에 무리가 없다는 평이다. 다만 우리은행이 최근 완전 민영화된 것은 변수다. 기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3대 주주로 내려앉으며 정부 입김이 차단되고 ‘민간 중심의 과점 체제’ 지배구조가 공고화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자추위는 통상 임기가 끝나기 한 두달 전쯤 시작됐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CEO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유일하다. 그는 2018년 1월 사장 자리에 오른 뒤 두 차례 연임을 통해 4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검증된 CEO인 만큼 카드 사장 연임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허 행장과 동반으로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선다. 현재 지주에서 보험·글로벌부문과 브랜드홍보 등을 총괄하고 있는 양종희 부회장과 함께 허 행장, 이 사장이 부회장 3인방 체제를 구축해 윤종규 KB지주 회장 후계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보험사에도 임기 만료 CEO가 꽤 있다. 허정수 KB생명 사장, 최창수 NH농협손해보험 사장이 올해 12월 말 임기가 끝난다. 허정수 사장은 이미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성과를 검증받은 데다 향후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작업에 적임자로 꼽힌다. 다만 2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실적이 변수라는 평가다. 최창수 사장은 반대로 뛰어난 실적으로 연임이 점쳐진다. 취임 첫해 순이익을 전년 대비 580.9%나 증가시킨 데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전년대비 78.2% 개선시켰다.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과 권태균 하나손보 사장도 양호한 실적 면에서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윤열현 사장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투자자와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IPO(기업공개) 등의 큰 경영전략도 산재해 있다”며 “조직안정화를 위해 연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각 사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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