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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들이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가 크게 늘었다. 이른바 동학개미의 주식 투자 열풍 덕이다. 또 대형 기업공개(IPO) 딜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동학개미의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만큼 내년에는 브로커리지 수입이 올해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 순이익은 감소할 전망이다.
◇ 증권사 벌써 4곳, 영업이익 1조원 돌파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은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3972억원을 달성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1조25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4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으나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곳은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4곳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 36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조1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6.9%나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3596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조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1%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2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했지만 올들어 누적으로는 1조601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50.6% 증가했다.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메리츠증권(008560), KB증권도 올 한해 동안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608억원에 달하고 △대신증권 8184억원 △메리츠증권은 7647억원 △KB증권은 7295억원이다. 4분기 실적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여부가 달렸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실적 성장이 눈에 띈다. 유안타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58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6.0% 증가했다. 교보증권(030610)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누적 순이익은 1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인 1040억원을 훌쩍 넘어서 3분기 만에 사상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KTB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한 977억원을 기록했다.
◇ 내년엔 역기저 효과 전망…“높은 밸류에이션은 주목”
이같은 증권사 최대 실적에는 브로커리지 수입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인한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 덕이다. 동학개미가 주식 투자에 뛰어들면서 증권사의 투자 중개 수수료도 늘어났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개인의 국내증시 주식 거래대금은 지난해 22조9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6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3분기 26조2000억원에서 4분기 현재 20조8000억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경기 피크아웃(고점통과) 등의 이유로 최근 증시가 주춤하자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내년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는 올해 상반기까지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하반기 들어 둔화하는 추세다. 주식거래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작년 75%에서 올해 상반기 74%, 하반기 72%로 축소하는 추세다.
내년 증권 업종의 순이익은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거래대금 강세의 역기저효과가 예상되면서 비우호적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면서도 “감익이 예상되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증권사의 실적에서 투자은행(IB) 역할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월까지 매월 상승하던 증시가 7월부터 하락하고 있고, 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거래대금도 매분기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내년 증권업은 증시 약세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