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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템플 그랜딘은 두 살 때 보호시설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진단받은 자폐아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인식 세계를 받아들이면서 성공적인 자기계발을 하게 됐다. 특히 마운틴 컨트리 고등학교에서 일생의 스승 칼록 선생님을 만난 뒤로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서 세계적인 동물학자로 성장했다.
초연부터 ‘템플’에 출연한 김주연은 뛰어난 연기로 “템플 그 자체”라고 호평받았다. 뮤지컬 ‘줄리 앤 폴’, ‘데미안’ 등 기존 작품과는 너무 달랐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도 끌어냈다. 김주연은 연극 ‘뜨거운 여름’에서 만난 심새인 연출의 제안으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제 성격이 하라는 대로 안하고, 차분하지 않고, 왈가닥인 편”이라며 “(심 연출이) ‘너랑은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출연을 제안했다”고 웃었다.
김주연은 ‘템플 그랜딘’을 연기하기 위해 그가 쓴 ‘어느 자폐인 이야기’를 수차례 읽고, 인터넷과 유튜브를 밤새 뒤져가며 자폐증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템플의 강의 영상, 해외 다큐멘터리, 자폐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올린 영상도 다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 ‘증인’의 김향기 등 자폐인을 연기한 선후배 연기자들의 영화도 돌려봤다.
김주연은 템플을 연기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자폐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수 개월간 자폐증을 공부하면서 제 스스로 가졌던 자폐증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나니 ‘템플 그랜딘’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주연은 이 작품이 자폐증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몸의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하는 신체 연극인 ‘템플’의 매력을 묻자 “배우 8명의 합”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주연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템플’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며 “저를 위해 7명의 배우가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써가며 도와주는 것이 느껴질 만큼 서로 정말 끈끈하다”고 부연했다. 템플의 ‘뽀글이 머리’를 위해 공연 시작 2시간 전에 극장에 출근해 고대기부터 찾는다는 그는 “몸이 힘들기는 해도 정말 가치 있는 작품이기에 출근길이 너무 신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템플’은 오는 9월 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무대에서 공연한다. 지난 공연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 김주연, 유연, 윤석현, 윤성원, 이종혁, 차형도, 최미령이 다시 출연한다. 박희정, 이지해, 마현진, 문경초, 이석, 이동명, 정선기, 배솔비가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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