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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위기를 기회로’…M&A 막판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SI

김성훈 기자I 2021.07.21 02:30:00

M&A 막판 참여 전략적투자자(SI) 눈길
F&F, 테일러메이드에 4000억원 베팅
GS리테일은 요기요 인수전 참여 검토
유동성 마련·중장기 비전 기대감 강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대기업 계열 전략적투자자(SI)들이 늘고 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증권사들로만 이뤄진 자금 조달에 여유를 제공하는 한편 인수 이후 중장기 비전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수익을 위해 자금을 베팅한 재무적투자자(FI)들 입장에서도 이들 SI와의 의기투합을 반기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테일러메이드에 4000억원 베팅한 F&F ‘눈길’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로 유명한 코스피 상장사 F&F(383220)는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센트로이드 PE)가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펀드의 SI로 참여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후순위 지분투자(에쿼티·Equity) 3000억원과 중순위(메자닌) 1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다. 센트로이드PE는 지난 5월 테일러메이드를 17억달러(약 1조95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성사시킨 이후 패션사업 카테고리를 확대할 수 있는 SI를 꾸준히 물색해왔다.

센트로이드는 지난달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로 유명한 더네이쳐홀딩스(298540)를 후순위 지분투자(1000억원 규모)를 약속 받고 SI로 낙점했다. 그러나 더네이쳐홀딩스 측이 전날 오후 “SI 선정을 철회하고 센트로이드는 출자확약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F&F가 종전 더네이처홀딩스의 4배 넘는 금액 지원을 약속하면서 우려는 잦아드는 분위기다. 센트로이드PE는 F&F의 참여로 인수금융 1조1000억원과 메자닌 4700억원, 에쿼티 6100억원 등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거래구조를 확정하고 내달 초 자금모집을 클로징할 예정이다.

김창수 회장이 1992년 설립한 F&F는 ‘디스커버리’ 브랜드로 급성장한 회사로 캐주얼 브랜드 ‘MLB’, ‘MLB키즈’,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센트로이드PE가 F&F와 함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골프 의류 사업을 확장하는 플랜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F&F의 예상을 웃도는 투자 규모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최대 투자자를 예약한 상황에서 향후 이뤄질 바이아웃(경영권 매각)때 인수까지 노린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일러메이드에 자금을 넣은 FI들 입장에서 안정적인 엑시트(자금회수) 옵션을 하나 확보했다는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GS리테일, 요기요 참여 검토…배달 경쟁 ‘관심’

몸값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요기요 매각전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 GS리테일 컨소시엄이 유력 주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요기요 지분 100%를 이들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수자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GS리테일이 눈에 띈다. GS리테일 측은 요기요 인수 관련 조회공시에 “컨소시엄 참여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며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요기요 운용사인 DH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을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로 확정한 뒤 실사 작업을 마쳤다. 그러던 중 SSG닷컴이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요기요 매각전은 인수의지가 남아 있는 원매자들이 의기투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요기요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각 시한과 점유율 하락 우려가 불거지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인수 의지를 거두지 않은 원매자들 입장에서는 단독 인수에 따른 ‘승자의 저주’를 컨소시엄 형태로 극복하려는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이다.

GS리테일은 최근 ‘퀵 커머스(Quick Commerce)’ 경쟁력을 내세우며 배달 서비스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1일 통합 출범한 GS리테일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5년간 1조원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에서 봤을 때 요기요라는 배달 서비스가 더해진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시장 성패가 배달 경쟁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SI확보를 통한 자금 부담 경감은 물론 배달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판단의 합의만 이뤄진다면 최종 인수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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