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0시 홍익대 앞에 있는 모 편의점입니다. 보라색 편의점 직원용 조끼를 입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툰 손길로 계산을 마치고 주먹인사를 건냈습니다. 진열장에 새상품을 진열하는 일도 거들었습니다. 제품 바코드를 일일이 찾는 게 어색하고 낯설었으나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도움 덕에 한 시간가량의 체험이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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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도전하면서 첫 행보로 편의점을 선택한 정치인은 또 있습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2012년 6월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었던 문 대통령은 대권도전을 선언하자마자 구로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최저임금인 시급 4580원을 받았습니다. 노동 강도에 비해 보수가 적음에 놀라며 “전체적으로 최저임금이 상향돼야 한다.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도 약속했죠.
그해 12월 치른 18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석패했습니다. 출마 선언에서 강조했던 ‘문재인표’ 고용정책과 최저임금의 획기적인 인상은 4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습니다. 문 정부 말기인 지금 좋은 일자리가 늘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있을 수 있으나 최저임금 만큼은 당시의 두 배 수준인 8720원까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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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취지에서 시작했으나 결말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박 후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친 후 점주에게 “야간에 무인스토어로 운영하면 좋지 않겠나”라 권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무인운영으로 늘어나는 매출을 공유해 일자리 축소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고 동일 임금을 보장하자는 제안이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물음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거친 박 후보의 주요 공약은 디지털과 스마트로 축약됩니다. 편의점 체험 후 스마트 무인슈퍼를 제안한 것도 아마 이런 배경인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취지이긴 하나 이미 커져 버린 논란에 의미가 퇴색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근로자에게는 고충을 듣고, 돌아서서 점주에게 무인슈퍼를 건의하는 것은 공감 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된 것이자 청년 근로자를 우롱하는 행태”라 비꼬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