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 SNS’로 불렸던 ‘싸이월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던 싸이월드가 다음 달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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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에 가입하게 되면 가장 먼저 ‘미니홈피’를 할당받게 된다. 블로그 형식의 미니홈피는 사진을 공개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꾸밀 수도 있다.
미니홈피는 사이버머니 도토리(개당 100원)를 구매해 미니미의 옷과 방 등을 꾸밀 수 있고, 배경음악과 메뉴 스킨 등도 바꿀 수 있다. 때문에 당시 생일선물 및 결혼 축의금으로 도토리를 주고받을 정도로 도토리는 당시 10~20대 사이에선 없어선 안 될 아이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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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도토리를 주고받는 ‘1촌’은 친한 사용자끼리 맺는 관계를 말한다. 한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1촌 관계 요청 쪽지를 보내고, 이를 사용자가 허락하면 1촌 관계가 성립돼 미니홈피 게시물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인스타그램의 ‘팔로우’와 같은 개념이다. 다만 요즘의 SNS가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과는 달리 싸이월드는 인맥 구축 기능에 더 특화돼 있었다.
이처럼 도토리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고 하루 매출 매출 3억원,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도토리만큼 싸이월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배경음악이다. 곡당 도토리 5개로 내 마음대로 배경음악을 선곡하고 순서도 배치할 수 있었다.
당시 인기 있던 음악들은 ‘프리스타일-Y’, ‘허밍어반 스테레오-하와이안 커플’, ‘에픽하이-LOVE LOVE LOVE’, ‘브라운 아이즈-벌써 일년’, ‘MC 스나이퍼-BK Love’, ‘윤도현-사랑했나봐’, ‘July-My Soul’, ‘박효신-눈의 꽃’ 등으로 많은 이들은 아직도 해당 노래들을 들으며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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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싸이월드는 1촌 건수 10억건을 돌파하고, 한때 월 접속자 2000만명을 뛰어넘는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위세를 자랑했던 싸이월드도 전성기는 10년을 채우지 못했다.
2010년대에 들어 국내에 진출한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SNS 시장을 장악하면서 싸이월드는 점유율 및 매출·영업이익 하락을 맞으며 쇠락했고, 결국 2019년 10월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2020년 5월 세금체납으로 사업자 등록자격이 말소되면서 폐업 논란이 일었고 서버 유지비도 못 내 사이트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싸이월드는 설렘 가득한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많은 이들의 일기장 같은 곳이었다. 이곳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수천만 가입자들이 역사가 사라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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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Z는 이르면 3월 중으로 기존 싸이월드 서비스를 정상화할 예정이다. 싸이월드는 기존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재개한 후 오는 6월 ‘모바일 3.0 버전’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싸이월드의 부활을 반가워하면서도 일각에서는 과거와 달라진 상황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재개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옛 감성을 찾는 이들이 많지만 단순히 ‘추억팔이’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Z 측은 “사진 170억 장, 음원 파일 5억 3000만 개, 동영상 1억 5000만 개 등 국민 절반이 넘는 3200만 명 회원의 추억들이 봉인돼 있던 싸이월드 서비스가 재개된다”면서 “서비스 중단 직전까지도 매월 1000만 명이 로그인했던 싸이월드가 14개월 만의 서비스 재개를 통해 단숨에 기존 점유율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싸이월드 상의 화폐로 쓰였던 ‘도토리’도 다른 모습으로 부활한다. 싸이월드Z는 암호화폐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회사 측은 “기존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재개한 뒤,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레트로 열풍을 반영한 ‘모바일 3.0버전’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며 “싸이월드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만큼 붙어볼 만한 점유율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