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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음료업계를 중심으로 5060세대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한국 전통의 식재료들이 쏟아지고 있다. 홍시, 인절미, 흑임자 등 이름만 들어도 부모님세대에 친숙한 토종 재료들이 2030세대의 취향까지 아우르는 트렌디한 제품들로 재탄생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편의점’ 유통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편의점 업계에는 전국적으로 점포가 4만 개가 넘을 정도로 우리 일상생활에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상품을 구비한 편의점은 2030세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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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할매 입맛’이라고 불리는 이 제품들의 인기는 최근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 열풍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합쳐져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기존에 촌스럽고 향토적인 이미지로 평가된 전통 식재료들이 신조어와 함께 젊고, 유행에 맞는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빙과 업계도 전통 재료에 푹 빠졌다.
2018년부터 팥 아이스바 ‘비비빅’을 변형한 인절미·흑임자 맛 비비빅을 선보이면서 대박을 쳤던 빙그레는 올해 단호박 맛을 추가 출시했다. 또 롯데푸드의 ‘빵빠레 흑임자’, 해태제과 ‘쌍쌍바 미숫가루’, 빙그레 ‘투게더 흑임자’, CU ‘강릉초당 인절미 순두부콘’ 등도 이에 해당한다.
과자와 우유도 마찬가지다. 오리온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찰 초코파이 흑임자·인절미’는 출시 3개월 만에 1500만개가 팔렸다. 해태제과는 ‘오예스 미숫가루 라테’ 맛을 내놨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할매 입맛’ 2탄으로 올해 ‘흑임자·귀리 우유’를 선보였고, 푸르밀은 미숫가루 우유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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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할매 입맛’ 열풍은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할머니(grandmother)’와 ‘밀레니얼(millennia)‘을 합친 말로 그랜드밀레니얼(grandmillennial)라고 불리는 이 용어는 밀레니얼 세대가 패션·음식·인테리어 등 의식주 영역에서 ‘옛날 할머니 스타일’을 세련되게 재해석해 추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는 세련된 할머니 패션이라 불리는 ‘그래니 시크(granny chic: 할머니 세대의 패션 요소를 세련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패션)’로 불리기도 한다.
‘할매 입맛’ 열풍에 대해 한 식품·음료업계 관계자는 “전통 식재료는 어른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맛이고,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에게는 유행에 맞는 제품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그리고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한 몫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 식재료다보니 다른 제품보다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어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특히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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