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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건설사들은 지난달 모델하우스를 짓고 예비 청약자들을 맞을 계획이었지만 분양 일정이 최소 두 달 이상 밀린 탓에 인건비, 금융 이자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천만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각 분양 사업 주체들은 여전히 과천시에 분양가 심의 요청을 하지 않고 ‘적정 분양가’에 대한 주판알을 굴리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논란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장관 말 한마디에…분양 두달 이상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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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이 신혼부부, 장애인,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공공택지 분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자 해당 건설사들은 모델하우스까지 지어놓은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분양 일정을 미뤘다.
당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GS건설이 공동 시행에 나선 과천제이드자이 평균 분양가(3.3㎡당)는 2300만원 내외,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금호산업·태영건설)의 푸르지오벨라르테 분양가(3.3㎡당)는 2600만원 정도다.
이들 사업장은 공공택지에서 분양해 모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만 각 단지 별로 성격은 조금 다르다. 과천제이드자이의 경우 토지는 LH가 제공하고, GS건설이 자본 출자 및 시공에 나서는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아파트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LH로부터 S6블록을 비롯해 S4블록, S5블록, S1블록 등 택지를 사들여 사업을 진행하는 민간분양 사업이다.
분양 관계자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12개 블록 중 토지 보상이 2년여 늦춰지면서 이미 전체 사업 일정이 밀렸다. 토지 수용 권한이 있는 LH가 건설사에 땅을 판 현 상황에서도 여전히 일부 블록은 보상이 안된 곳도 있다”면서 “아파트 착공을 위해 전체 토지 조성 완료를 내년 여름께로 계획했는데 현재로서는 내년 연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분양 관계자는 “국토부의 고분양가 압박에 일정이 밀리면서 분양 흥행은 물론 홍보 인력비, 사업 지체에 따른 이자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이달 안에 각 사업장이 분양가 심의를 신청한다고 해도 심의 기간을 감안하면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푸념했다.
◇“1100만원 충분” vs “가산비용 감안해야” 분양가 논란 가중
과천지식정보타운 고분양가 논란은 사실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실제 지난해 각 사업장 시행사는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평당(3.3㎡당) 분양가 2000만원 이상은 절대 안 된다”는 과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최근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사업자 특혜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의 불씨를 더욱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경실련이 분양가 관련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조성원가 기준 토지비’와 ‘적정 건축비’다. 현행 법령상 공공택지 분양가는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 건축비 가산 비용을 합한 금액으로 정해진다. 경실련은 택지 조성원가 기준 택지비(3.3㎡당 526만원)와 적정 건축비(3.3㎡당 606만원)를 감안하면 3.3㎡당 분양가가 1132만원이면 적정하다고 설명한다.
경실련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공공기관인 LH가 부채감축을 내세워 공공택지 조성에 조차 민간기업을 끌어들인 것도 모자라 수도권 알짜 토지를 공동 개발 또는 매각해 민간업자가 함께 수조원대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며 “특혜사업으로 변질된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공공택지비는 조성원가 기준이 아닌 감정평가 금액으로 정해지는데다 택지(토지)비 가산비용(흙막이·연약지반·암석지반 등)과 건축비 가산비용(설계 구조 형식·공공주택 성능등급·인텔리전스 설비 등)을 감안해 분양가를 책정한다”고 해명했다.
분양가 심의를 맡는 과천시 관계자는 “아직 각 사업 주체로부터 분양가 심의 신청이 들어온다고 해도 해당 서류 검토와 심의위원 일정, 심의기간 등을 감안하면 최소 한달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적정 분양가 관련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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