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씽씽~에어컨 '세균바람' 조심하세요

이순용 기자I 2018.07.17 03:36:50

공동 건물은 냉각수탑 위행 관리 잘해야
차량·가정용 에어킨도 청결유지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해마다 6~8월이면 환자가 급증하는 ‘레지오넬라증’은 물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은 물만 있으면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다. 주로 냉각탑수, 에어컨, 샤워기, 수도꼭지, 가습기, 분수대, 목욕탕, 찜질방 등의 오염된 물속에 있다가 작은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져 사람 몸에 들어온다. 하지만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는다.

레지오넬라균 감염증은 독감형과 폐렴형으로 나뉘는데 독감형은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빈발한다.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마른기침, 콧물 등 경미한 증상만을 나타나고 보통 2~5일이면 별다른 치료 없이 호전된다. 폐렴형은 주로 만성폐질환자나 흡연자 혹은 면역저하자에게서 빈발한다. 24시간 이후 발열에 더해 폐에 염증이 생겨 기침과 호흡 곤란 등이 발생, 심각한 감염증을 보인다. 종종 폐렴형은 심근염, 심외막염, 부비동염, 봉소염, 복막염, 신우신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누구나 감염될 수 있으나 만성폐질환자, 흡연자, 당뇨환자, 신부전증 환자, 면역저하 환자 등에서는 폐렴과 같은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더욱 주의해야한다. 폐렴형의 경우에는 약 14일간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더 긴 기간 동안 치료할 가능성도 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레지오넬라증 초기에는 감기 등 다른 질환과 구별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지 않다”며 “때문에 여름철에 냉방기 사용 시 마른 기침, 권태감, 두통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같은 공간에 있는 여러 사람들이 마른기침, 권태감, 발열 등의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면 레지오넬라 증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어컨 필터, 냉각기 등의 정기적인 소독과 점검이 필수다. 대부분 대형건물들의 냉각탑수와 냉온수시설들은 관리가 잘 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레지오넬라균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 기준치 이상의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돼 조치가 필요한 곳도 매년 보고되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도 2주일에 한번은 에어컨 필터를 깨끗이 청소하고, 하루에 최소 3~4시간마다 한번씩 창문을 여는 등 자주 환기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은 에어컨 관리에 소홀하기 쉬운데, 특히 좁은 공간에 밀폐돼 있으므로 더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정기적인 필터교체와 실내 청소를 통해 균이나 곰팡이의 증식을 막는 것이 레지오넬라증의 예방 뿐 아니라 건강한 실내공기 유지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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