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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의 카톡 대화, 반려형 인공지능으로 연결

김유성 기자I 2018.06.25 03:50:13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7월께 대화형 AI ''핑퐁'' 공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일상 한국어 채팅·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우리나라 스타트업에서 개발돼 다음달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계학습을 통해 우리 말이 갖고 있는 미묘한 대화 분위기까지 감지해 대답하는 서비스다. 기존 텍스트 기반 챗봇은 물론 AI스피커의 대화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24일 대화 텍스트 분석 전문 스타트업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는 “이용자와 실제 대화를 하는 서비스 ‘핑퐁’의 일상대화 API 공개를 앞두고 있다며”며 “그 시점이 7월 정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탁구를 뜻하는 ‘핑퐁’은 대화를 주고 받는다는 개념에서 붙은 이름이다. 챗봇이 사람처럼 대답을 한다는 뜻이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스캐터랩 제공)
예컨대 ‘오늘 집에 오는데 차가 많이 막혔어’라고 하면 ‘무척 피곤하고 힘드시겠어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말한 이에 대한 호응이 주된 내용이다. API로 공개되면 스캐터랩은 협력사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아직은 텍스트 기반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수준이지만 향후 음성 합성 과도 어느정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이 느끼기에 감정을 가진 로봇의 등장이 얼마든 가능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핑퐁은 다량의 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른바 기계학습이다. 사용자가 말을 가르치고, 알고리즘에 따라 대답을 하는 예전 ‘심심이’보다 더 고도화된 모습이다.

심심이는 피처폰과 스마트폰 초기 시절 인기를 모았다. 사람의 응답과 비슷한 대답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용자가 장난으로 엉뚱한 대답이나 욕을 가르칠 때 문제가 발생했다. 알고리즘 방식의 한계였다.

김 대표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카카오톡 대화를 제공한 덕분에 핑퐁을 학습시킬 수 있었다”며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연인들의 감정을 분석하는 ‘연애의 과학’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연애의 과학은 메신저 대화 속의 뉘앙스, 답변 시간 등을 놓고 상대방의 심리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한국에서 130만건, 일본에서 10만 건도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연애의 과학은 일부 무료지만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 스캐터랩의 주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 핑퐁은 이런 스캐터랩의 사업 모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미래 먹거리인 셈이다.

실제 서울 신사동에 있는 스캐터랩 사무실에는 ‘연애의 과학’ 관련 여러 항목의 심리 검사 의뢰 건수가 적혀 있었다. ‘카톡으로 보는 속마음’ 216건, ‘사랑일까 아닐까’ 365건, ‘나의 연인은 어디에?’ 337건 등이다. 성적 취향에 대한 의뢰도 있었다. 청춘남녀가 연애 돌입 전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항이다.

스캐터랩은 지난 2011년 창업했다. 2013년 카카오톡 기반 감정 분석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후 연인들의 감정을 분석을 의뢰받는 서비스를 했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밴처스 등의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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