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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가구 중 396가구 일반분양…평균 분양가 3760만원
지난 1982년 1400가구 규모로 준공된 개포주공2단지는 지난 25일 ‘래미안 블레스티지’란 이름으로 일반 분양에 나섰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짜리 아파트 23개동에 총 1957가구(전용면적 49~182㎡)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분은 396가구(전용 49~126㎡)다. 주택형(전용면적)별로는 △49㎡ 32가구 △59㎡ 70가구 △84㎡ 105가구 △99㎡ 103가구 △113㎡ 39가구 △126㎡ 47가구로 구성됐다.
관심을 끌었던 분양가는 3.3㎡당 평균 3760만원에 결정됐다. 2014년 11월 관리처분인가 당시 책정했던 3.3㎡당 3200만원과 비교하면 17.5%(560만원)가량 올랐다. 그러나 최근까지 거론됐던 평균 3800만원은 밑도는 가격이다. 분양가를 낮춰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고 웃돈(프리미엄)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평균 분양가가 가장 비싼 주택형은 전용 49㎡로 3.3㎡당 4090만~4495만원이다. 층별로 8억 1800만~8억 9900만원에 이른다. 일반분양이 가장 많은 전용 84㎡(105가구)는 3.3㎡당 3633만~4239만원(11억 9900만~13억 9900만원), 전용 59㎡는 3.3㎡당 3716만~4196만원(9억 2900만~10억 4900만원)에 책정됐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강남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며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 실제로는 3700만원대 초반에 분양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찾은 이주연(여·47)씨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59~84㎡ 주택형은 저층부를 빼고 4000만원을 훌쩍 웃돌아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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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블레스티지가 개포지구 첫 주자로 일반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을 받을지, 인근단지 조합원 입주권을 매입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개포동 G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반 분양가 확정 이후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2~3배 가량 늘었다”며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자 청약 경쟁이 높을 것에 대비해 기존 매물을 선점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개포지구 재건축 시세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어 조합원 입주권 매입이 아파트 분양보다 총 자금은 덜 든다”면서도 “조합원 입주권을 구입하면 적지 않은 자금을 한꺼번에 내야하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청약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로 조기 완판까지 이뤄진다면 차후 분양을 앞둔 개포 재건축 단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6월 개포주공3단지에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란 이름을 달고 분양에 나서고 삼성물산도 같은달 일원현대 아파트를 분양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밖에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개포주공 4단지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주공1단지, 이주가 진행 중인 개포시영, 현대건설·GS건설 컨소시엄이 1조 1908억원에 인수한 주공8단지 등이 속속 분양에 나설 전망이어서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청약 성적이 개포지구 분양 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청약 성적에 따라 이후 분양을 앞둔 단지들의 분양가도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전용 113·126㎡등 중형 물량이 실제 청약과 계약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