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입주 시점에는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대거 발생 등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약 3년 뒤인 2010년 용인이 속한 경기지역 입주 물량은 11만 5103가구로, 2007년 분양 시점(7만 5430가구)보다 50% 이상 많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그 이전 분양한 일부 단지의 공사가 늦어지면서 입주가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최근 들어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 한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12년새 최대인 4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분양 단지들의 준공 시기가 집중될 2~3년 후에는 또다시 ‘입주 폭탄’을 맞아 집값이 하락하고 ‘제2의 하우스푸어’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총 39만 8234가구로, 목표 대로 실제 분양할 경우 2003년(35만 6362가구)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중 서울·수도권 물량은 이전 최대였던 2007년(16만 7328가구)보다 40%가량 많은 22만 9971가구에 달한다. 현재 시장 분위기로 볼 때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분양되는 아파트가 입주하는 2~3년 뒤 입주 물량은 현재 예상하는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뤘던 사업장은 물론 이후로 계획했던 단지까지 당겨서 분양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양 물량 대부분이 오랜기간 미분양으로 고통을 겪었던 서울·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권의 올해 분양 물량은 지난해(8만 3030가구) 두 배 수준인 16만 5269가구에 이른다. 현 추세대로라면 2017~2018년 입주 물량은 서울·수도권만 약 5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 중심의 시장 상황에서 현재의 분양 과열 양상을 방치하면 입주 시점에 가격 하락과 하우스푸어 양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 중심인 현재 분양시장은 쏟아지는 물량을 소화할 수요가 제한적이라 입주 시점에 물량 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며 “보유 자산이 적은 30대가 과도한 빚을 내 분양을 받을 경우 입주 후 집값이 떨어지면 곧바로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