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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야 자기 특파원인 데다 혐한(嫌韓)에 앞장서 온 3류 언론이니 그렇다 쳐도 아베 총리가 가토 전 지국장을 환대한 속내가 궁금하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고생했다. 재판이 계속되니 건강을 조심하라”며 위로했다고 전한다. 아무리 자국민이라도 유만부동이지 사실확인도 없이 헛소문, 그것도 주재국 대통령에 관한 악질적 오보로 재판 중인 피의자에게 뭘 위로한단 말인가.
가토 전 지국장은 그의 보도가 오보라는 한국 법원 판단에 “그동안의 심리와 검찰수사로 볼 때 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가 소문에 대한 칼럼을 썼을 때 명확하지 않던 사회적 관심사가 검찰 조사에서 명확해져 사회적으로 의미있었던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놨다.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조차 저버렸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환대는 더욱 고약하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박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가까이는 지난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장례식에서 만난 자리에서 한·중·일 외무장관회담 재개를 성사시킨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며 정상회담까지 밀어붙여 온 그였다. 그러고도 박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한 기자를 호들갑스럽게 관저로 불러들이다니 상대국 정상을 배려할 줄 모르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민망스럽다.
아베 총리는 겉과 속이 달라서는 이웃나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오는 29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 그리고 8월 15일 패전기념일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