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판로 확대 과정에서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은 무엇일까.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있는 회사라도 ‘이름값’이 항상 걸림돌이 된다는게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대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약해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마케팅 자금을 풀어 대대적인 홍보와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고객이 감동할 때까지 문지방을 닳도록 넘나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경쟁사를 제압할 수 있는 치밀한 전략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만으로는 부족하다는게 업체들 얘기다. 해당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신뢰를 갖도록 하는 ‘증명서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권위있는 기관의 제품 인증서나 경쟁사 제품과 성능을 겨룬 벤치마크테스트(BMT) 결과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욱 확실한 증명서류는 고객사가 해당 업체의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해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ICT 업계에서는 이를 ‘레퍼런스(reference)’라고 부른다.
업체들은 제품과 서비스 공급 실적을 성공사례로 활용하기 위해 고객사에 머리를 조아린다. 고객사는 구매를 해 준 ‘갑’이기 때문에 이를 자사 홍보에 활용하려면 ‘갑질’을 견뎌내야만 한다. 적게는 한달, 길게는 일년이 넘도록 인내하면서 고객의 허락을 득한다.
문제는 이같은 갑질이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으로 갈 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 민간기업들은 종종 자신이 도입한 시스템이나 제품이 경쟁사에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레퍼런스 요청을 거부하기도 한다. 민간기업의 선택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다.
그러나 정부부처를 포함한 공공기관은 상황이 다르다. 국민 세금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이다.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공적인 영역이다. 이들이 왜 솔루션 업체들의 레퍼런스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공개를 꺼려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오히려 공공기관이 민간기업보다 레퍼런스 요청에 더 인색하다는게 업체들 주장이다.
사실 업체들이 요청하는 레퍼런스 내용도 거창한게 아니다. 고작해야 어떤 업무에 제품을 도입했고, 시스템 및 사용환경이 어느정도 개선됐다는 정도다.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게는 정부 및 공공기관 레퍼런스는 큰 힘이 된다. 박근혜정부의 국정이념인 정부 3.0의 ‘공유·개방·협력’이란 가치가 적용돼야 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