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관계자는 29일 “신형 카렌스는 지난달 독일·프랑스를 비롯한 6~7개국에 출시한 데 이어 내달부터는 유럽 전역으로 확대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신형 카렌스는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됐다. 지난달부터 유럽에서 판매를 개시했고, 연말에는 미국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판매목표는 내수 2만1000대, 수출 5만6000대를 합쳐 총 7만7000대다.
기아차는 유럽시장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카렌스가 공략할 유럽 중형 미니밴 시장은 지난해 71만2000대가 팔려 유럽 전체 승용차 시장(1253만대)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수요가 안정적이어서 일단 판매가 시작되면 오랜기간 수요가 이어진다.
기아차는 판매개시 첫달인 지난 4월 유럽 7개국에서 1683대의 카렌스를 판매했다. 아직 유럽 전역에 판매한 것이 아닌데다 구형 카렌스가 지난해 유럽에서 620대 판매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기아차는 신형 카렌스가 올 한해 유럽에서만 2만대 전후가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패는 현지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유럽산 경쟁 모델의 ‘카르텔’을 깰 수 있느냐에 달렸다. 연 70만대 규모의 유럽 중형 미니밴 시장은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미국 포드를 비롯한 유럽 자동차 5개사가 3분의 2를 과점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 시닉은 12만9264대가 판매됐고, 그 다음으로 포드 C맥스(10만9727대), 폭스바겐 투란(10만6733대), 시트로엥 C4 피카소(7만7927대), 푸조 5008(5만1975대) 순으로 팔렸다.
기아차는 디자인으로 현지 경쟁모델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신형 카렌스는 구형에 비해 차체 높이(전고)를 낮추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박스 형태의 다른 경쟁사 미니밴과 차별화했다. 차체 길이(전장)는 줄었으나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앞·뒷바퀴 사이 거리)는 오히려 5㎝ 늘어났다. 현지 언론도 신형 카렌스의 최대 장점으로 ‘넓은 수납공간’을 꼽고 있다.
판매모델도 국내와 동일한 모델인 1.7리터 디젤 모델을 비롯해 1.6리터와 2.0리터의 가솔린 2개 모델을 추가해 선택폭을 넓혔다. 독일 기준 기본형 가격은 1만9990유로(약 2900만원)로 책정해 경쟁 모델과 비슷하다.
베니 오엔 기아차 유럽법인 마케팅 총괄은 “신형 카렌스가 현지 브랜드가 과점하고 있는 유럽 중형 미니밴 시장을 뚫을 것으로 기대한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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