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승부처(12) 김해 을 김태호 대 김경수

김진우 기자I 2012.04.03 06:00:00
"우짤란교. 태호 걱정 좀 해주이소."(김태호 새누리당 후보)
"안녕하세요, 김경수입니다. 도와주십시오."(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


[김해 =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두 차례 도지사 경력과 함께 끈끈한 스킨십으로 밑바닥 민심을 파고드는 김태호(49)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으로 겸손함을 갖춘 성실함으로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김경수(44) 후보가 경남 김해 을에서 팽팽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김해는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 봉하마을을 끼고 있어 `상징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인 `낙동강 벨트`와 맞닿아 있어 전략적 거점지다. 부산·경남(PK) 지역의 총선 승패가 12월 대선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2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김해 장유스포츠센터에서 만난 김태호 후보는 이장협의회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그는 "욕봅니더, 식사는 하있습니꺼"라고 친숙함을 드러내며 `눈높이 유세`를 이어갔다. 장유면 주민인 강정숙(62)씨는 "김 후보는 경륜도 있고, 인사성도 바른기라. 내는 이번에 꼭 김 후보 찍을란다"고 말했다.

`경남의 아들, 김해의 일꾼`이라는 선거 구호를 사용하는 김 후보는 힘있는 지역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다. 두 차례 경남도지사를 지냈을 만큼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을 갖췄고, 지난해 4월의 김해 을 국회의원 재보궐에서 당선돼 현역 의원으로서의 이점도 지니고 있다.

김 후보는 "김해는 야당 성향이 강하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도 많아 결코 쉽지 않은 곳"이라며 "하지만 지역 주민은 여야를 떠나 일 잘하는 지역 일꾼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오전 10시쯤 김경수 후보는 대형할인점 롯데마트 장유점에서 열린 노래교실에 참석, 주부들과 율동을 섞어가며 애창곡인 `무조건`을 열창했다. 투표일을 채 열흘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스스럼없이 주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김 후보는 "노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가 녹아있는 김해를 노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세력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해에서 풀어야 할 일이 많다"며 "(민주통합당 소속인) 김해시장·경남도지사와 함께 열심히 일할 후보를 뽑아달라. 대통령 옆에서 배운 대로 또박또박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선거 명함과 어깨띠는 `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김 후보는 `정치를 바꿔라, 김해를 바꿔라`를 선거 구호로 내세우며 `노무현 정신`을 계승할 적임자로 자처하고 있다.

주민 김진국(25)씨는 "또래 가운데 새누리당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취업도 안되고, 경제 살리기도 실패한 현 정권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김해 을 여론조사 결과는 엎치락뒤치락하며 `오리무중` 판세를 보이고 있다. 최종 결과는 선거날까지 가봐야 한다는 평가다. KBS 조사 결과는 김태호 후보(49.2%)가 김경수 후보(34.9%)를 큰 차이로 앞섰으며, MBC와 리얼미터의 조사는 김경수 후보(46.0%)가 김태호 후보(42.7%)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수(오른쪽) 민주통합당 후보가 2일 경남 김해 롯데마트 장유점 앞 도로에서 택시기사가 건넨 음료수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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