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 단계적 `3차 양적완화` 기대 커진다

이정훈 기자I 2012.01.07 06:58:44

연준 고위인사들 `추가부양` 잇단 발언
주택시장 부진-경기 재둔화 우려 반영
MBS 매입확대후 본격 양적완화 수순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경제지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QE3) 기대감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만 유독 경기회복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향후 경기가 다시 급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봄쯤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 확대에 이어 여름쯤 대규모 QE3가 도입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달리는 말에 채찍질`

연일 경제지표 호조로 본격적인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주택시장 부진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더구나 유로존 위기 여파로 향후 경기를 장담하기 어렵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경기가 살아날 때 부양책을 미리 준비하자는 의미다.

실제 주택관련지표를 보면 다른 경제지표에 비해 부족함이 느껴진다. 작년 12월 미국의 기존주택과 잠정주택 판매가 모두 호조를 보였고 주택 건설업자들의 체감경기도 개선되고 있지만, 주요 대도시의 집값은 여전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백서를 통해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식의 주택부양책을 건의했다. 6일(현지시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한 포럼에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주택시장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BS증권의 빌 오도넬 국채전략헤드는 "주택시장이 지속적으로 부진하고 실업률 역시 낮아지곤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아직도 높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연준내 행동주의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경제지표가 좋지만, 유로존 재정위기가 제때 잡히지 않을 경우 미국까지 여파가 미쳐 경기가 급하게 하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빈센트 라인하트 모간스탠리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경제지표 호조는 지난해 일본 대지진에 따른 충격이 해소되고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데 따른 결과"라며 일시적 요인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미국 재정지출 삭감 영향 등으로 올초 성장률이 다시 2%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이날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연준은 경제성장을 더 촉진해 빠른 경기 회복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MBS 매입확대 후 QE3"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전문가들도 일단 지금 당장 부진한 주택시장을 부양하는 대책이 먼저 나온 뒤 그 효과나 향후 경기흐름을 보고 포괄적인 QE3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21곳의 프라이머리딜러들을 상대로 한 연준 서베이에서도 무려 60%가 "1년내에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주택시장을 정밀타격하는 MBS 매입 확대 카드에 대해서는 연준 내에서도 지지자가 많은 만큼 이르면 봄쯤에 우선 채택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로젠그린 총재도 "현재 연준이 시장에서 매입하고 있는 MBS 규모를 더 확대해 모기지 금리를 더 낮춤으로써 주택시장 회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MBS에 집중된 대책을 먼저 주문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주택부문이 중요한데, 상황이 적절하다면 연준에게는 MBS를 추가 매입하는 것이 가능한 정책옵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래도 주택경기가 살아나지 않거나 오히려 다른 지표들까지 재차 부진해질 경우 연준 역시 QE3를 꺼내들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 시기를 대략 여름쯤으로 보고 있다.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도 연초 성장률이 다시 2% 수준으로 낮아지면 연준도 미국의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낮추게 될 것이고, 이 시점부터 추가 부양을 고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연준내에서 아직도 이견들이 큰 만큼 민주적 합의절차를 거치면 실제 QE3 도입시점은 4~6월쯤이 될 것이라고 봤다.

오도넬 헤드 역시 "연준이 QE3 카드를 꺼내기 위해서는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며 "경제지표가 부진해지거나 의회에서 재정지출 감축합의에 실패하거나 하는 여름쯤이 그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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