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연이틀 상승..`심리지표 쇼크` 극복(종합)

이정훈 기자I 2011.08.13 05:34:32

소매판매 호조-소비심리 악화 `팽팽`
금융주 약세..IT·소비재 강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전날 급등에 이어 연이틀 상승하며 마감했다. 과매도 인식에 소비심리지표 쇼크를 이겨냈다.

그러나 이번 한 주일동안 3대 지수 모두 1% 이상 하락하며 마쳤다.

이날 다우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25.71포인트(1.13%) 상승한 1만1269.0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6.16포인트(0.53%) 높은 1178.80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5.30포인트(0.61%) 뛴 2507.98로 마쳤다.

개장전 나온 소매판매 호조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소 진정되며 시장은 오름세로 출발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7월 소매판매는 전월의 0.3% 증가에 이어 0.5%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에도 부합했다.

그러나 곧바로 톰슨로이터/미시간대가 조사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최근 31년 만에 가장 낮은 54.9를 기록하자, 지수는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높은 실업률에도 낮은 임금,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 등이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이 지표가 63.0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지수는 8포인트 가량 더 낮았다.

이후 방향성을 잡지 못하던 증시는 평소에 비해 큰 악재가 나오지 않고 이탈리아가 재정긴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 등으로 안정을 찾으며 장후반 상승세를 지켜냈다.

업종별로는 산업재와 소비재가 강세를 보였다.

제프리즈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자 HP가 4.09%나 올라가며 화답했다. 엔비디아가 3.95% 하락하긴 했지만, 시스코는 0.44%, 애플은 0.88% 각각 상승했다.

애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엑슨모빌은 0.59% 상승했고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노드스톰은 4.61%나 뛰었다.

금융주는 약세를 보였는데, JP모간체이스가 2.13% 하락했고 골드만삭스도 1.38% 하락했다. 모이니한 최고경영자가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을 만나 은행주 폭락 이후 진정방안을 논의했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0.83% 떨어졌다.

또 항소심에서 또다시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위헌 판결을 받았지만, 헬스케어주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애트나는 1.77% 올랐고 유나이티드헬스는 2% 상승했다. 웰포인트는 0.54% 하락했다.

◇ 더들리 총재 "美성장전망 하향"

윌리엄 C.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뉴욕 연은 본점에서 "최근 미국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들어 지금까지 경제성장은 우리가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더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개월간 노동시장은 재차 악화되는 모습이고 실업률은 9%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며 "그런 탓에 소비지출은 살아날 조짐이 없고 주택경기도 억눌려 있다"고 지적했다.

더들리 총재는 "이번주 나온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로 인해 시장금리는 대체로 더 하락할 것이고 이는 경제활동이나 고용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경제를 둘러싼 악재는 해소되지 않고 있고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너무 커졌다"고도 했다.

◇ 美 미시간소비신뢰지수 31년래 최저

미국 가계의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더블딥 우려, 유럽 재정위기 등이 소비자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날 톰슨로이터와 미시간대가 함께 발표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는 54.9로, 시장에서 전망했던 63.0보다 낮았다. 7월 수정치인 63.7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졌다. 특히 이는 지난 1980년 5월 이후 무려 31년만에 기록한 최악의 수치다.

대형 매크로 악재들이 겹치면서 주식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인데다 고용은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는 탓이었다.

다만 향후 12개월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묻는 기대인플레는 3.4%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 이탈리아, 재정긴축안 내각 승인

12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각이 이날 오후에 새로운 재정긴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내년까지 총 450억유로(620억 달러)의 재정지출을 감축키로 하는 2차 긴축안을 내놨다. 이 안은 오는 2013년 균형에산 달성을 위해 내년에 200억유로, 내후년에는 250억유로를 감축하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방 이전금에서 90억유로를 줄이고, 정부 각부처에서 85억달러를 감축한다. 또 지방 서비스사업를 매각함으로써 나머지 자금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정부가 개인소득 9만유로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 세금을 올리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리몬티 장관은 또 자본 이득세를 12.5%에서 20%로 상향하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 美 소매판매, 4개월만에 최대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가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대폭 증가한 것이다. 시장 예상치와도 정확하게 부합했다.

전자제품과 가구 소매업, 자동차 딜러, 주유소업 등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다만 자동차와 주유업을 제외한 소매판매도 0.3% 증가해 전월의 0.5%보다는 저조했다. 자동차 판매는 0.4% 증가했다. 승용차와 소형트럭이 1220만대 팔려 전월의 1140만대를 훨씬 앞질렀다. 그러나 상반기 평균인 1250만대에는 못미쳤다.

일본 대지진 이후 자동차 부품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급감했던 자동차 판매가 다시 늘어난 것이 소매판매 증가에 기여했다.

이같은 공급 차질 이슈가 해소된 점을 감안하면 소매판매 증가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네이션와이드뮤추얼인슈어런스의 폴 밸류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판매가 회복되긴 했지만 속도는 아주 더딘 편"이라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히게 만드는 악재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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