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24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오병욱 삼호중공업 사장,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조선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장관은 "그린쉽(greenship, 녹색선박) 핵심기술 개발에 10년간 3000억원 투자해 기술선도국을 조기에 따라잡고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정부가 1940억원을 투자하고, 민간 기업에서 매칭으로 1060억원 투자하도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녹색선박은 기름 대신 연료전지, 태양력, 풍력 등을 동력원으로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선박을 말한다.
최 장관이 녹색선박을 강조한 이유는 조선산업의 환경규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IMO(국제해사기구)는 신조(新造)선과 현존(現存)선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규제를 개발중이다. 기술규제는 2013년부터 발효될 전망이다. 시장기반 규제도 논의중에 있다.
이런 환경규제가 발효되면 에너지효율성이 떨어지는 선박은 건조나 운항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따라서 전세계 조선시장은 모두 저탄소 녹색선박 시장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EU와 일본 등 선진국은 90년대 후반부터 녹색선박에 관심을 두고 기술개발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조선의 환경규제가 발효되면 IMO 논의시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점유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녹색선박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고 기자재업체도 영세해, 녹색선박 관련기술이 크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서는 조선강국의 위상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최 장관의 생각이다.
최 장관은 "국토부 등 관계부처를 포함한 녹색선박 민관협의체를 내달 구성해 IMO 선박온실가스 감축 규제 수립을 논의할 때 소극적 수렴에서 적극적 리드로 대응방향을 전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조선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유럽의 선주국들에 대해 선박금융을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 차원이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올해 선박금융 집행 목표를 지난해(2.9조원) 대비 42% 증가한 4조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올해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선주국에 적극적인 금융지원 의사를 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최 장관은 조선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오는 7월까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010140) 등 7개 대형 조선사는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376억달러) 대비 35% 증가한 509억달러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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