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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혼조..`실적 우려vs부양책 기대`

전설리 기자I 2009.01.24 06:35:31

금융·기술주 반등..美상원 4550억弗 부양책 제시
GE·제록스 등 급락..실적 악화 여파
英도 경기후퇴 진입→글로벌 경제 우려↑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혼조세로 마쳤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경제 우려로 급락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미국 상원이 455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낙폭을 축소했다.

낙폭이 컸던 금융주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다우 지수는 주요 종목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추락으로 뒤쳐졌다. 주요 지수는 장중 내내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상원은 이날 2750억달러의 감세안을 포함하는 총 45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공개했다.

그러나 GE와 구글 등 미국 간판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데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할리 데이비슨의 감원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영국이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공식적인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접어든 것도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077.56으로 전일대비 45.24포인트(0.56%)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77.29로 11.80포인트(0.81%)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31.95로 4.45포인트(0.54%) 올랐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에 힘입어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80달러(6.4%) 오른 46.47달러로 마쳤다. 이로써 유가는 주간 기준으로는 3.90달러(9%) 상승했다.

◇美상원, 4550억弗 경기부양책 제안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는 2750억달러의 감세를 포함한 총 45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공개했다. 이날 상원이 제안한 경기부양책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825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의 일환이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일자리 창출을 위해 300억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주정부의 보건 및 실업수당 지출을 위해 1800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상원 재무위원회의 막스 보커스 위원장은 "의회는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과감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감세와 투자를 포함한 경기부양책으로 그린 에너지와 고속도로, 보건 등 여러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 공화 양당 의회 지도자들과 회의를 갖고 전례없는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에 조속히 합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달 16일 `프레지던트 데이` 이전까지 경기부양책을 승인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낙폭과대` 금융-기술주 `반등`

낙폭이 컸던 금융주와 기술주가 반등했다.

씨티그룹(C)이 11.6%,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9.3%, JP모간체이스(JPM)가 5.1% 각각 올랐다. 골드만삭스(GS)와 모간스탠리(MS)도 각각 5.5%, 6.4% 상승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인터넷 황제` 구글(GOOG)은 5.9% 올랐다. 구글의 4분기 순이익은 급감했으나 월가 전망은 넘어섰다.

악화된 실적과 함께 5000명의 감원 계획을 내놓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MS(MSFT)도 0.5% 상승했다.

9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한 미국 2위 반도체업체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2.5% 전진했다.

◇`실적악화` GE·할리데이비슨·제록스 `하락`
 
반면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이 하락하면서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GE가 10.8% 급락하며 다우 지수를 끌어내렸다.

GE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36억5000만달러(주당 35센트)로 전년동기 69억7000만달러(주당 66센트) 대비 44% 급감했다.

그러나 특별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37센트로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에 부합했다. GE는 올해 배당금을 유지하고 `AAA` 신용등급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HOG)은 7.3% 떨어졌다.

할리 데이비슨은 생산 감축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이 과정에서 11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리 데이비슨의 4분기 순이익은 7780만달러(주당 34센트)로 전년동기 1억8610만달러(주당 78센트) 대비 58% 급감했다.

제록스(XRX)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7.4%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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