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2000선 초입까지 몰리며 5개월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던 나스닥지수가 13일 장막판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원유재고 증가 등의 소식에 힘입어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하이닉스의 실적호재가 반도체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를 촉발, 기술주 시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장중 1만200선이 무너지기도 했던 다우지수도 기술주의 급반등에 힘입어 보합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달 수입물가가 1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우려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최대의 선물 및 상품 브로커 회사 레프코의 유동성 위기 소식까지 전해진 영향으로 지수들은 장마감 2시간전까지 바닥을 헤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유가 하락세가 장중 견조하게 유지되자 단기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부상, 가격 이점에 실적호재까지 확보한 반도체를 중심으로 매기가 살아났다.
이날 다우지수는 0.32포인트 하락한 1만216.59, 나스닥지수는 0.48%, 9.75포인트 상승한 2047.22, S&P500 지수는 0.07%, 0.84포인트 내린 1176.84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3억3104만주, 나스닥에서는 18억1537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33대62, 나스닥에서는 47대47이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1.04달러, 1.6% 떨어진 배럴당 63.08달러에 마감했다.
◆반도체, 반등 선도.."하이닉스 효과"
지난 사흘간 기술주 약세의 진앙지가 됐던 반도체주들이 급반등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14% 상승했다. 지난 월요일 반도체주 급락세를 촉발했던 자일링스(XLNX)도 2.4% 상승했다.
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이 대부분 큰 폭으로 올랐으나, 전날 투자의견 하향 여파가 남은 대표주 인텔은 0.2% 내렸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메모리 반도체 업체 하이닉스가 낙관론을 되살려냈다. 이날 서울시장에서 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각각 26%와 8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5123% 급증했다. 하이닉스는 9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중이다.
◆애플 9% 급반등..컴퓨터주 동반 강세
실망스런 매출실적으로 전날 급락장의 빌미를 줬던 애플도 9.1% 급등, 반등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전날 장중 발표한 `비디오 아이팟`에 대한 기대감이 새삼 부상했다.
하이닉스의 실적호조 소식과 애플의 급반등 뉴스가 맞물리면서 델(DELL)이 1.4%, 게이트웨이(GTW)가 2.8%, 리서치 인 모션(RIMM)이 2.2% 상승하는 등 컴퓨터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CBOE 하드웨어 지수(GHA)는 1.5% 올랐다.
◆구글, 야후 동반 하락..경쟁 치열
인터넷 신예 구글(GOOG)은 1.2% 떨어졌다. 컴캐스트(CMCSK)와 함께 타임워너(TWX)의 AOL 지분 50억달러어치를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깊이 논의중이라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골칫덩이 AOL의 돌파구를 찾게 된 타임워너는 0.6% 올랐다.
구글과 AOL이 손을 잡음으로써 더욱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된 야후(YHOO)는 인터넷주 전반의 강세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역시 1.7% 하락했다.
다우종목인 맥도널드(MCD)는 전날 장마감후 발표에서 9월 동일점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증가했다고 밝혀 1.2% 올랐다.
역시 다우종목인 존슨앤 존슨(JNJ)은 특허 파트너인 바이오텍 대기업 암젠(AMGN)을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고소, 3.6% 올랐다. 피소 뉴스에도 불구하고 암젠 역시 바이오텍 업종의 전반적인 강세 분위기에 편승해 1.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