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광주아파트 붕괴’ HDC현산 행정처분…서울시 “막바지 검토”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해 서울시가 행정처분을 두고 막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이 달 중에는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산이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등 정비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어 이번 결과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도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축 중 붕괴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지상부 철거 공사가 마무리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현장. (사진=연합뉴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번 달 내에 광주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HDC현산이 시공을 맡은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1심 선고가 지난해 말 나오자 올해 초엔 행정처분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지연되는 상황이다. 1월 말 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HDC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 현장소장 2명에게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법인에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세부 양정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5월 중에는 마무리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022년 서울시에 HDC현산에 대해 최고 수준의 처분을 요청한 상태다. 사고 직후 진행된 수사 결과에 따르면 콘크리트 품질 불량, 구조 검토 없이 시공법 변경, 바닥 면을 지지하는 지지대(동바리) 무단 철거 등의 복합적 과실이 작용해 붕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서울시는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사고 발생 이후 3년째 행정처분을 미루고 있어 시공사 봐주기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영업정지와 같은 처분이 나올 경우 HDC현산이 서울시를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영업정지는 사업에 그야말로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영업정지 처분은 시공사의 신규 수주를 제한할 뿐 아니라 시공사의 도급계약 체결과 분양 업무 등 정비사업의 행정업무를 지연시킬 수 있는 법적 효력을 갖는다.

HDC현산은 이미 서울시와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광주 학동에서 재개발을 위한 건물 철거 중 17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에 대해 서울시가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하자 이에 불복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최근 1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법원은 해체공사에 부실이 있었고, 이를 진행한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며 영업정지 8개월의 처분이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회사 측은 행정소송에서 패소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즉각 항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