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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아웃 명가’라더니…절반 이상 엑시트 못했다

허지은 기자I 2025.03.20 02:57:10

[MBK 포트폴리오 점검]①
20년간 총 54건 투자 중 엑시트 완료 21건 그쳐
투자 10년 넘은 장기 매물도 7건 달해
장기 투자시 불확실성 상승…LP들 ‘고심’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딜라이브, 네파, 영화엔지니어링 …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지 10년이 넘도록 엑시트(투자금 회수)하지 못한 ‘아픈 손가락’들이다. MBK파트너스의 첫 투자부터 회수까지 걸린 평균 기한은 6년으로, 투자한 기업 중 엑시트를 하지 못한 기업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을 계기로 MBK파트너스가 장기 보유한 기업에 대한 회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9일 이데일리가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 54건 가운데 엑시트를 완료한 기업은 21건, 완료하지 못한 기업은 33건으로 나타났다. 2005년 3월 설립된 MBK파트너스는 같은해 1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중국 베이징보웨이공항지원 투자를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동북아 지역에서 50여건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MBK파트너스의 평균 엑시트 기한은 6년으로 집계됐다. 2007년 투자 후 2018년에 엑시트한 대만 차이나네트웍시스템(11년 5개월)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보웨이공항지원(10년 6개월) △HK저축은행(9년 9개월) △일본 타사키(7년 7개월) △일본 야요이(7년 3개월) △코웨이(7년 2개월) 등과 아직 엑시트를 마치지 못한 △홈플러스 △네파 등 5곳도 10년 이상 장기 매물로 기록됐다.

특히 초기 1호 펀드에서 투자한 9건의 기업 중 한미캐피탈, 대만 갈라TV, 중국 루예파마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6곳의 평균 엑시트 기한은 9년 9개월에 달했다. 이 가운데 2008년과 2011년 각각 투자한 딜라이브, 딜라이브강남 등은 MBK파트너스의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꼽히는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통상 바이아웃 펀드의 엑시트 기한은 평균 3~5년 수준이다. 해당 기한 내 투자 기업을 구조조정하거나 성장시켜 매각하는 경우가 많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 기간과 2022년 M&A(인수합병) 시장 침체기 등을 감안하더라도 업계 평균보다는 엑시트 기한이 긴 편으로 평가된다.

물론 투자 전략이나 시장 환경에 따라 장기 투자를 전략으로 삼는 곳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장기 투자에 따른 내부수익률(IRR)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펀드에 출자한 연금과 공제회 등 출자자(LP)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국내 한 공제회 관계자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수익률 관리가 필수적인 LP 입장에서는 장기 투자를 마냥 전략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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