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겨울로 접어든 요즘 불현듯 온수매트 특유의 안온한 따스함이 생각났다. 온수매트는 온열매트 시장에서 전기매트를 발전시킨 카본매트와 경쟁 중이다. 국내 빅2 보일러 회사 경동나비엔(009450)과 귀뚜라미 중 온수매트를 취급하는 건 경동나비엔뿐이다. 경동나비엔의 25년 신상 EMW720의 도움을 받아 숙면을 시도해봤다.
온수매트는 따로 설치랄 것도 없이 쉽게 사용이 가능했다. 온수매트를 전용 커버에 넣어 고정하고 온수매트 호스랑 본체를 연결하면 준비가 끝난다. 전용 커버는 네 모퉁이에 밴드가 있어 매트리스에 고정하기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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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W720의 매트 두께는 정말 얇다. 1㎜라고 한다. 따로 물길을 낸 것이 아니고 그리드 모양으로 온수가 퍼지게 해 고르게 따뜻함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모터 순환 방식을 채택해 자연순환식 온수매트보다 빠르게 온도를 올릴 수 있다. 4~5분만에 따뜻해지는 카본매트를 당할 수는 없지만 은근히 따뜻해지고 은은하게 유지되는 따뜻함이 강점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동안 나온 여느 온수매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EMW720이 이전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슬립테크인 와이파이 AI 수면 모드를 적용했다는 점에 있다. 어플리케이션 ‘나비엔 스마트’를 활용해 온수매트 제어는 물론, 수면기록을 저장하고 통계를 파악할 수 있다. 내 숙면 상태를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비엔 스마트는 일반잠과 깊은잠, 렘수면, 자다 깬 시간 등을 추적한다. 렘수면 상태에서 인간은 직접 체온 조절을 하지 못한다. 이 때 AI 수면 모드에서는 온수매트의 온도를 2~3℃ 낮춰 숙면을 돕는다. 기상 직전에는 다시 온도를 올린다.
한동안 시계 용도로만 사용하던 스마트워치를 꺼내 크로스체크를 해봤다. 5일 동안 수면 관찰을 해봤는데 이 기간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45분, 점수는 73~75점이었다. 나비엔 스마트의 77~81점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새벽녘에 깨는 빈도는 확실히 줄었다.
특히 이전에 구스 이불을 덮고 잘 때는 새벽에 땀을 흘리며 깨는 경우가 많았는데 온수매트를 깔고 구스 이불보다 다소 얇은 이불을 덮고 잤더니 새벽까지 ‘꿀잠’을 자는 경우가 늘었다. 자다 깼다고 판단되는 시간은 나비엔 스마트가 20~30분 가량, 스마트워치는 40분 안팎으로 파악했다.
온수매트가 가진 진입 장벽 중 하나가 ‘물을 쓴다’는 점이다. 전자파에서 멀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물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은 카본매트에 비해 불편한 점일 수밖에 없다. EMW720은 UV살균 기능으로 보일러 안에서 순환하는 물의 미생물과 세균을 제거한다.
겨울이 끝나고 온수매트 내 물을 완전히 제거해야하는 것 역시 번거로운 일이다. 온수매트 초창기 모델은 매트를 거꾸로 들어 물을 빼야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 EMW720의 경우 보일러와 매트 사이에 물빼기 전용 키트를 연결하고 물빼기 버튼을 눌렀더니 2분 동안 물을 배출했다. 물론 보일러 본체에 남은 일부 물은 수동으로 빼내야 했지만 기존 온수매트 물빼기 대비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편리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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