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오후 12시40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9% 내린 3만8871.97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우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1237.99(-3.2%)포인트 빠졌지만, 장중반 들어 일부 낙폭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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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도 2.43% 떨어진 5214.59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86% 빠진 1만6298.94에 거래 되고 있다. 두지수 각각 한 때 낙폭이 4.44%, 6.79%에 달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2.34% 빠진 2059.85를 기록 중이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VIX(Volatility·변동성) 지수는 무려 41.86%나 폭등한 33.14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전 한 때 65.73까지 치솟으며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미국의 실업률이 4.3% 까지 오르면서 시장에는 급격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만연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식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투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월가에서 ‘와튼의 마법사’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 명예교수가 “연준이 긴급으로 75bp(1bp=0.01%포인트)를 인하하고 9월 정례 FOMC에서 추가로 75bp 인하를 해야한다”며 “이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시겔 교수는 이날 CNBC ‘스쿼크 박스’와 인터뷰에서 “미 기준금리는 현재 3.5~4.0%에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준이 뭔가를 안다고 여겨선 안 된다”며 “시장이 연준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연준은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서비스업이 ‘확장세’로 전환했다는 소식에 빠르게 낙폭을 줄이고 있다. 미국의 7월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6월 서비스업 PMI는 48.8로 4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 확장과 위축을 나타낸다. 미국의 제조업 PMI는 위축세를 보인 반면 서비스업은 여전히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공개된 ISM 제조업 PMI는 46.6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세부 지표도 확장세로 전환했다. 사업 활동은 5.1포인트 오른 54.5로 확장세로 전환했다. 지난다렝는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인 11.6포인트 폭락해 49.6을 기록했다. 신규 주문(47.3→52.4)도 올랐고, 고용(46.1→51.1)도 확장세로 전환했다. 지불가격은 56.3에서 57로 올라갔다.
연방준비제도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현 금리는 너무 제약적일 수 있다며 연준이 경제 약화조짐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CNBC의 “스쿼크 박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용시장과 제조업 약화가 연준의 대응을 촉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경제가 약화하고 있다면 제약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임무는 고용을 극대화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고,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만약 총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어느 한 부분이라도 상태가 악화한다면 우리는 이를 고칠 것(fix it)”이라고 강조했다.
굴스비 총재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7월 일자리 수치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침체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정책 결정을 내릴 때는 경제가 어디로 향할지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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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초반 급락세에 비해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매그니피센트7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한 때 90.69달러까지 폭락하다 오후12시50분께 5.74% 떨어진 101.11을 기록 중이다. 미국의 실업률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전반에 공포가 커져 있는 가운데, 차세대 칩에 대한 설계 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투매 현상이 벌어졌던 탓이다. 앞서 지난 2일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차기 AI 반도체 ‘블랙웰’ 제품이 설계상의 결함으로 3개월가량 생산 일정이 늦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애플 역시 3.85% 떨어지고 있다. 장초반 196달러 급락 출발하다 낙폭을 줄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매도세가 나오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애플 지분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소식이 영향을 줬다.
이외 아마존은 4%가량 빠지고 있고, 테슬라는 3.6%, 알파벳A,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은 2% 이상 빠지고 있다.
◇2년물 금리 한 때 3.65%까지 뚝…2년·10년물 역전현상 잠시 해소
급락했던 국채금리도 낙폭을 줄였고, 2년물 국채금리는 상승 반전 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오후 12시50분 기준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2bp(1bp=0.01%포인트) 오른 3.9%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1bp 빠진 3.793%에서 거래되고 있다. 2년물 국채금리는 오전 한 때 3.652%, 10년물 국채금리는 3.666%까지 떨어졌었다. 주식시장이 급락함에 따라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단기 역전 현상이 잠시 해소됐기도 했다.
◇달러 약세 이어져…달러·엔 144.1엔
달러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4% 하락한 102.75에서 움직이고 있다. 장중 102.1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은 1.64% 하락한 144.14엔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 때 141.69엔까지 떨어졌다. 미국이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를 재빨리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일본은 물가상승에 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일 금리차 축소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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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도 하락 중이지만 낙폭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미국 경제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한때 71달러선까지 내려갔지만, 미국의 서비스업이 그나마 확장세로 전환하면서 빠르게 낙폭을 줄이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50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원물인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0.72달러(0.98%) 내린 배럴당 72.80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전 한 때 71.67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지만 한 때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도 0.57달러(0.74%) 빠진 배럴당 76.23달러에 움직이고 있다. 오전 한 때 75.05달러까지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