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박근형·박정자가 먼저 손 든 ‘고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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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고도를 기다리며’는 공연제작사 파크컴퍼니와 오경택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무대다. 연극계 대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신구(87)가 에스트라공, 박근형(83)이 블라디미르 역을 맡고, 박정자(81)가 극 중 포조가 데리고 다니는 노예 럭키 역으로 출연한다. 연기파 배우 김학철이 포조 역, 신예 배우 김리안이 소년 역으로 이들과 함께한다.
한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대배우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신구와 박근형은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한 적은 있지만, 연극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박정자는 파크컴퍼니의 ‘고도를 기다리며’ 제작 소식에 남자 배우가 주로 연기하는 럭키 역을 자신이 연기하겠다며 먼저 손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구는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은 연극인데 기회가 없어 하지 못했다”라며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과욕을 부려 출연을 결심했고,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다 이 작품에 쏟아보겠다”고 말했다. 박근형은 “그동안 사실주의적인 연기를 주로 했는데, 선생님들(신구, 박정자)과 함께 내가 추구해 온 연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고, 박정자는 “그동안 60년 넘게 연극을 했지만 두 선생님(신구, 박근형)의 빛나는 연기를 보며 매 순간 감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5년 초연 이후 전석매진 행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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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권력에 눈이 멀어 조씨 가문을 모두 죽여 없앤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와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거둬들인 시골의사 정영, 그리고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조씨고아의 복수를 그린다. 장쾌한 서사, 무게감 있는 인간 내면의 묘사, 여기에 고선웅 연출 작품의 특징 중 하나인 ‘애이불비’(哀而不悲, 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않는 것)의 정서를 강조해 관객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오는 12월 2일 서울 공연에선 누적 공연 100회 기록을 달성한다.
고선웅 연출은 “쉬운 서사에 이해할 만한 주제, 무엇보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관객의 꾸준한 호응을 받은 작품”이라며 “서울 누적 공연 100회 기록은 매 공연 찾아와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눠준 관객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이 작품 이전과 이후로 삶의 의미가 변했다. 이제는 삶이 곤란해져도 곧 풀릴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선 작품의 흥행을 이끌어 온 배우 하성광, 장두이가 정영 역, 도안고 역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조씨고아 역으로는 초연부터 참여해 온 배우 이형훈과 함께 박승화가 새로 합류한다. 고선웅 연출은 “연습을 보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엔 배우들이 맡은 배역과 더욱 일체화되고 있다”며 “캐릭터를 완벽히 체화한 배우들의 모습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