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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관계자는 “킬러문항 선별 시 정답률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으나 사후 점검했을 때 정답률이 낮은 문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킬러문항 22개의 정답률을 파악한 결과 수학은 2.9%~13%로 가장 낮은 정답률을 보였다. 국어(14.6%~36.8%)와 영어(16.6%~29%) 역시 낮은 정답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두고 킬러 문항 기준이 주관적이고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장 많은 킬러 문항 중 최다(9건)를 차지한 수학의 경우 △여러 수학적 개념을 결합, 과도하게 복잡한 사고 또는 고차원적 해결방식을 요구하는 문항 △대학과정 등을 선행학습한 학생이 (출제자가 기대하는) 풀이방법 외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항 등이 대표적 킬러 문항 유형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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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얼마만큼 복잡해야 킬러 문항이고 어느 정도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돼야 킬러 문항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세종시 고교의 한 수학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수의 수학적 개념을 종합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과연 어느 정도 수학적 개념을 결합할 경우 킬러문항인지 그 정도와 수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어·영어 역시 주관적이고 모호한 기준만 제시됐다. 2022 수능 국어 8번과 13번 문제에는 ‘높은 수준의 배경 지식이 요구된다’, ‘전문 용어가 반복된다’ 등의 이유로 킬러문항으로 선정됐다. 어느 정도 수준의 전문용어나 배경지식까지 출제가 허용되는지 정량적 지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경기 지역 고교의 한 국어 교사는 “EBS에서 나왔던 지문까지 킬러 문항으로 지정하는 것을 보고 ‘명확한 기준은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전문가마다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룰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 검토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