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폴란드 왕궁 정원의 쿠비키 아케이드에서 한 연설을 통해 “푸틴은 언제든지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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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그 이후 5시간 만에 폴란드로 떠나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연설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전선인 폴란드를 방문한 것은 전쟁 초기인 지난해 3월 22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전에 대한 책임은 서방에 있다’는 전날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를 통제하거나 파괴하려 하지 않는다”며 “푸틴이 말한 것처럼 러시아를 공격할 책략을 꾸미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푸틴의 영토와 권력에 대한 비겁한 욕망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전쟁을 계속 하는 것으로 선택하는 동안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하고 반격하면서 매우 힘들고 씁쓸한 나날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두고 “승리와 비극”(Victories and tragedies)이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나토가 분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두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은 안보 유지를 위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면서 “미국은 세계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높이는 극적인 행보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오는 22일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한 부쿠레슈티 9개국 정상을 만난다. 부쿠레슈티 9개국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계기로 결성한 조직이다. 폴란드 외에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이다.
앞서 전날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하며 핵 전쟁 공포를 키웠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이 각각 장거리 핵탄두 숫자를 1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상호 사찰을 허용하기로 한 조약이다. 미국은 이 조약에 따라 러시아에 핵 시설을 사찰하겠다고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거부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핵 실험을 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