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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구로구 사람인에이치알(143240) 본사에서 만난 김용환 대표는 “기존 구인·구직 서비스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나아가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과 커뮤니티 등을 연결해주는 ‘커리어 허브’ 역할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람인에이치알은 국내 1위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을 운영한다. 사람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0만명 수준이며, 매일 새롭게 올라오는 구인 공고 수는 6200건에 달한다. 또 하루 약 10만건 입사지원이 사람인을 통해 이뤄진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사람인 등을 앞세워 지난해 매출액 1287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취임 4주년을 맞은 김 대표는 “그동안 서비스에 기술을 더해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AI 기반 인재 매칭 서비스 ‘인재Pool’ △기업 대상 원스톱 채용 솔루션 ‘사람인 MUST’ △인력 검증을 위한 ‘사람인 프리뷰’ △경력 이직자를 위한 ‘아이엠그라운드 더 레디’ 등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 기반 서비스는 200명 이상 정보통신기술(IT) 인력과 함께 20여명 AI·빅데이터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I 랩(LAB)’에서 시작한다. 김 대표는 “AI·빅데이터 개념조차 낯설었던 2014년에 AI 랩을 만들며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기술 기반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며 “그 결과 4차 산업혁명이 일기 시작한 2018년부터 ‘인재Pool’, ‘사람인 MUST’ 등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사람인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였다. 개발자 전문 채용 플랫폼 ‘점핏’이 대표적이다. 점핏은 출시한 지 1년 만에 인재풀 등록 수 8배, 입사지원 수 7배 증가 등 빠르게 성장해왔다. 기업체 인사담당자를 위한 ‘더플랩’ 서비스도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채용이 잘 이뤄지는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위한 서비스가 부족했다. 더플랩은 이들을 위한 서비스”라며 “대표적으로 한 달에 한번 진행하는 웨비나가 있다. 구글 인사담당자 등이 강사로 나서 강연을 하는데 동시에 400명 정도가 실시간으로 시청한다. 더플랩을 통해 사람인을 이용하는 기업 스펙트럼도 확대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한다. 이를 위해 2020년에는 베트남 2위 IT 전문 채용 플랫폼 ‘탑데브’를 운영하는 앱랜서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는 “인적자원 리스크 관리를 위한 ‘휴먼 리스크 평가’를 탑데브에 적용하는 등 사람인이 성장해온 노하우를 공유해 왔다”며 “그 결과 탑데브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등 악재를 뚫고 인수한 뒤 매출액 74% 성장을 일궜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 이어 다른 동남아 국가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대적인 흐름에 맞게 조직문화를 바꾸는 작업도 진행한다. 일례로 올해 초 직급제를 폐지하고 ‘님’ 호칭 제도를 도입했다. 직무역량제로 성과보상을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그는 “MZ(밀레니얼+Z)세대가 주류도 등장하면서 예전과 같은 방식으론 조직관리가 불가능해졌다. 연봉도 중요하지만 자기 주도로 일할 수 있느냐가 더욱 관건이다. 서로 존중하는 문화 역시 필요하다”며 “주니어 인재들이 언제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실력이 우수하면 연봉도 그만큼 반영해주는 등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프리랜서나 임시직 근로 형태가 확산하는 ‘긱 이코노미’ 등 변화하는 구인·구직 트렌드에도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다. 그는 “최근 이직이 보편화하고 긱 이코노미가 확산한다. 여기에 노령층 재취업 등도 활발해지면서 커리어 관리는 이제 전 생애에 걸쳐 관리해야 하는 개념”이라며 “커리어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술 기반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