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이자 봄의 시작인 입춘(立春)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체감온도는 영하다. ‘겨울 끝 봄 시작’이어야 할 시기에 봄기운은 기미조차 없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코스피가 13개월 만에 2500선까지 내려가며 증시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증시의 봄’ 시작을 알리는 듯했지만,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며 투심을 꽁꽁 얼리고 있다. 증시의 봄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3월 즈음으로 전망했다. 통화정책과 경제지표 등이 충분히 확인돼야 증시 향방을 알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 코스피 2800 회복 아직 멀었나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9%(5.20포인트) 하락한 2745.06으로 장을 마쳤다.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한 셈이다.
지난달 3일 새해를 290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3000선을 회복할 거로 전망됐지만,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2800선, 2700선이 차례로 무너지며 패닉셀링을 부추겼고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매도하는 이들이 가세하며 13개월만에 2600선도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과대낙폭주 중심으로 줍줍에 나선 이들로 증시는 이내 회복하기 시작했고 이틀만에 2700선에 다시 올라섰다. 3거래일 연속 1%대 상승하며 2800선도 곧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한번 무너진 2800선의 회복은 쉽지 않은 상태다. 오전까지만해도 1%대 하락하던 증시는 하락폭을 줄였지만,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나 홀로 8119억원 어치를 담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1억원, 8347억원어치를 덜어냈다. 시총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373220)만 8% 넘게 올랐다. 기관은 5거래일,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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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악재…3월 회복 기대
증시 회복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변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노동가능인구는 106만6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는 139만3000명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62.2%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동시장으로 다시 인력이 복귀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1월 임금 상승률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했다.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업률 상승폭이 제한적인 건 고용시장 내 구인난이 여전함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런 구인난을 감안하면 높은 임금 상승세가 단기에 꺾일 가능성이 낮다”고 짚었다. 이어 “이에 따른 기조적 물가 상승 우려를 고려해야할 시기”라며 “과거보다 높아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의 진정을 위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3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금리인상·긴축 사이클에서 주식시장은 상승추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엔 미국 소비심리와 실물 경제지표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경제지표가 부진하다면 증시에는 큰 충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와 실물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2월 중순 이후 글로벌 증시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며 “날이 따뜻해지면 긍정적인 변화가 많아질 거다. 코로나19도 진정되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완화되면서 1월, 2월 악재들이 완화,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2700~3400선에서 2500~3100선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아직 불안한 매크로 환경이지만 현재 연간 지수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승과 원자재 강세 환경에서 에너지, 금융, 소재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적 업황 턴어라운드에 기반해 반도체, IT H/W 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