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주식가치 하락 시나리오에도 탄탄한 실적을 이어갈 진짜배기 성장주를 골라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시는 연초 이후 3분기 들어서도 꾸준히 선방하며 서학개미들의 손길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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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6%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 실적 호조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3분기 들어(7월1일 기준) S&P500 수익률은 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8%, 상하이종합지수가 -2.1% 기록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 시점까지 S&P500 기업 중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곳은 약 90%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중 기술, 헬스케어, 금융 섹터 90% 이상의 기업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올 연간 S&P500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7~8월에만 4.5% 상향조정됐다. 특수 상점, 오피스 리츠, 재보험업, 건강관리 리츠, 인사·고용 섹터가 컨센서스 상향을 이끌었다.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 지수와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약 60% 수준이다. 두 지수에서 소비 증가 수혜주들이 포함된 자유소비재 섹터의 호실적이 두드러졌고, 올해 EPS 컨센서스는 각각 8%대 상향조정됐다. 운송, 에너지, 컴퓨터, 자유 소비재, 보험 섹터가 이끌었다.
다만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이 상존해 주식시장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선전한 미국 주요 기업들의 재고마저 대부분 바닥을 보이며 하반기 실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2분기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에서는 반도체 공급부족 우려가 쏟아졌다. 애플은 향후 아이폰 등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는 3분기 재고까지 조기에 소진되면서 4분기 아이폰 수급을 우려했다. 테슬라는 올해 생산 예정이던 픽업트럭 생산 일정 연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텔은 반도체 부족 현상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소비자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진정됐지만, 하락폭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는 0.5% 올라 2008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지난 6월(0.9%) 대비 상승 속도가 둔화됐다. 다만 6월 미국 중간값 단독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20%대로 상승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는 정점을 지나지만 높은 주택 가격에 수입물가도 6%대로 높아 향후 테이퍼링 속도를 빠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중장기 IT·통신 인프라 확대, 온라인 광고 수혜주 주목”
미국 증시가 인플레에 적응하며 신고점을 재차 세우고 있지만, 인플레 장기화에도 살아남을 중장기 성장 종목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키움증권은 △기업들의 강한 IT 인프라 디지털화 추세 △차세대 통신 인프라 투자 △미국 경기 재개에 따른 온라인 광고 성장 △코로나19 재확산세 속 차별화된 실적을 보이는 미국 내수 기업을 주목했다.
클라우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밝다. 기업들은 올 들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된 IT 예산 집행을 본격화하며 디지털화에 분주히 나섰다. 2분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 이유다. 관련 시설투자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유·무선 초고속 인터넷 수요도 늘고 있다. 2분기 미국 대형 통신3사 실적에서 5G, 광네트워크 서비스 이용객 증가 추세가 나타났다. 점유율 경쟁 속 시설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경제 재개에 온라인 광고 시장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업체들은 미국 내 여행 수요 공략을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해외 여행이 제한되면서 카지노·호텔 실적 회복도 본격화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반도체 부족이 완화될 시 실적이 기대되는 장비업체 램리서치 △다양한 기업 IT 인프라 솔루션을 보유한 시스코 시스템즈 △광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수혜주인 II-VI △재택근무 확산과 친이민 정책 장기 호황주 주택건설 업체 D.R. 호턴 △인플레 헤지 수단인 금 관련 금광 업체 뉴몬트 △온라인 광고 수혜주 알파벳 등을 꼽았다. △미국 내 항공수요에 보잉과 트랜스다임, 델타항공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는 나이키 등 의류업체를 미국내 실적기대주로 꼽았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주식 가치 하락 시나리오에서도 가파른 실적 성장으로 주식 가치가 하락하지 않을 성장주로 본다”며 “중장기 성장 산업에서 핵심적이고 아직 그 성장성이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델타 변이의 확산이다. 지난 주 미국 일일 확진자 수는 평균 12만명을 넘어서며 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미시건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70.2로 전월 13.5% 하락했다. 팬데믹 초기인 지난해 4월(71.8)보다도 낮다. WSJ 조사 결과 중소기업 560여개사의 39%는 향후 12개월간 미국 경제를 비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