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MP3P)는 200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학생들의 귀를 즐겁게 해줬던 물건이다. 이 중에서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MP3P를 꼽으라면 바로 ‘아이리버(Iriver)’다.
당시 오디오 압축기술로 용량을 줄인 MP3 파일이 확산하면서 음원 재생기기인 MP3P 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부피가 큰 워크맨, CD 재생기로 음악을 들어야 했던 이들은 가벼우면서도 특색 있는 디자인의 아이리버 제품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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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이리버는 ‘국민아이템’으로 불리며 파급력을 자랑했고 한때 없어서는 안 될 ‘머스트 헤브 아이템’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리버의 신화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애플 아이팟’ 시리즈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전화 기능까지 더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MP3P의 존재감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음원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면서 아이리버를 비롯한 MP3P 산업은 회생이 어려워졌다.
이후 MP3P는 세월 속에서 잊혀졌지만 지난해부터 불어온 레트로 열풍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다시 찾기 시작했다.
사실 MP3P가 스마트폰보다 불편한 점은 많다. 하지만 MP3P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고 심지어 늘어나고 있다.
이는 MP3P를 경험하지 못한 지금 젊은 세대에게는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을, 3040세대에게는 그때 그 시절 감성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고 MP3P를 구입했다는 A(35)씨는 “당시에는 고가의 물건이라 부모님께 선뜻 사달라고 하기 어려웠다. 받아보는 순간 학창시절이 떠올랐다”며 “누군가는 단순히 ‘옛날 물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과 또 다른 디지털 감성이 있다. 요즘 이 매력에 푹 빠졌다”라고 말했다.
유튜브에도 MP3P와 관련된 콘텐츠들이 다수 게시됐다. ‘90년대생 어린이들이 MP3 안에 넣고 다녔던 팝송 모음’, ‘우연히 주운 MP3 싸이월드 감성’, ‘아이리버 MP3로 듣는 그 시절 발라드’ 등의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들도 반응이 뜨겁다.
누리꾼들은 “뭐야 지금 출근길 아니었나. 등굣길이 되버림”, “와 이거 빼고 내 유년기 설명 불가능”, “Mcfly 있네ㅠㅠㅠㅠ와 내 야자시간”, “전자사전이 떠오른다. 그거 하나 있으면 노트북이 안 부러웠는데”, “갑자기 입고 있는 옷이 교복이 되버리네”, “애들아 버디버디 들어오라고 몇 번 말하냐”, “지금 내 눈에 눈물 고인 거 인정. 내 아이리버가 어디 있더라” 등의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MP3 판매량이 늘어난 것에는 이런 영상들의 여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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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이리버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SK텔레콤의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다. SK텔레콤은 2014년 아이리버를 인수해 2019년 사명을 드림어스컴퍼니로 변경했다.
‘누구 버즈’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 기술과 아이리버의 음향 기술을 더한 무선 이어셋이다. ‘T전화x누구’와 연동해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루투스 5.0을 지원하고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해 최대 19.5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누구 버즈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가격이다. 판매가는 7만9000원으로 대표적인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나 애플 ‘에어팟’과 비교했을 때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관계자는 “누구 버즈 출시로 고객들이 보다 풍부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지속적인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생태계 확장을 통해 생활 속 어디서나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