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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옛날 소련도 그렇고 북한은 더더욱, 위로부터 개혁(지배층이 주체가 된 개혁)이 아니면 사회가 변하기 어렵다. 1인에 권력이 집중된 시스템에서는 그 권력자가 계몽군주 성격을 갖고 있으면 확 변한다. 그런 사례가 많다”며 “그랬더니 ‘김정은을 예찬했다’며 저를 ‘종북’, ‘북한 대변인’이라 하더라”고 했다.
결국 이번에도 같은 반응이 나왔는데, 유시민은 왜 다시 ‘김정은 계몽군주론’을 꺼냈을까.
유 이사장 주장은 이렇다. 독재국가는 정상국가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변할 수 있는데, 북한의 김 위원장은 은연중 그런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남북관계 전략이자 전망과 연결될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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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은 “우리가 밖으로 드러나는 것밖에 모르지만 김 위원장의 이면에는 세계관, 역사를 보는 관점, 변화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북돋아야 변화가 빨라질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도발적으로 표현한 질문인데, 김 위원장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속도) 조절을 하는 거냐, 아니면 스타일이 좀 다른 독재자일 뿐인 거냐? (묻는다면)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 이사장의 견해가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몽군주라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비전문가로서는 통찰력이 높은 거라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수령을 신비화하지 않으려 하고 스스로 독재자 이미지도 조정했다. 지도자가 아니면 못 하는 걸 하고 있다. 외교관계에서도 김정은은 극히 실용주의를 보인다”며 설명을 보탰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김 위원장의 여러 발언에 비춰 봤을 때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완전히 독재는 틀림없는데,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철권통치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잘 관리하면 대화상대도 될 수 있고 평화의 동반자도 될 수 있다. 이걸 우리가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