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양극화] '302 vs 0.2'…아파트 분양시장의 두 얼굴

김용운 기자I 2019.04.08 04:30:00

'힐스테이트 북위례' 939가구에 7만2570명 1순위 접수
'평택 뉴비전 엘크루' 1391가구 분양에 70명 청약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 분양시장 재편 영향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302대 1 vs 0.2대 1. 4월 첫째주 북위례신도시와 경기도 시흥시에서 각각 나온 아파트 청약 1순위 결과다. 둘 다 수도권에 있는 2기 신도시이지만 한 쪽은 ‘로또’로 불릴 만큼 반응이 뜨거웠고, 다른 한 쪽은 지역 주민들도 외면할 정도로 찬바람이 불었다.

아파트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기간 확대 등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속에서도 ‘똘똘한 집 한 채’ 선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분양가가 저렴하고, 추가 상승 기대감이 큰 곳으로 청약통장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위례신도시다. 금융결제원 청약시스템 ‘아파트 투유’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하남권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북위례’ 아파트는 지난 4일 1순위 청약에서 939가구 모집에 총 7만2570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경쟁률 77.3대 1을 기록했다. 지방 소도시인 경북 문경(7만5000여명) 인구에 해당하는 인파가 단지 한 곳에 몰린 것이다. 특히 146가구가 전부였던 전용면적 92㎡는 경쟁률이 무려 302.7 대 1에 달했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같은 시기 나온 경기도 시흥시 월곶동 ‘시흥월곶역 블루밍 더마크’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0.65대 1, ‘시흥월곶역 부성파인 하버뷰’는 0.2대1로 흥행에 참패했다. 경기 평택시 ‘평택 뉴비전 엘크루’도 1391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는 70명뿐이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관리실장은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해선 규제를 대폭 강화했지만, 무주택자들에겐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 기회를 열어 두고 있다”며 “대표적인 곳이 주변 시세의 70% 이하에 분양하는 위례신도시 같은 공공택지로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몰렸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앞으로 위례신도시나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등이 아니고선 분양에 어려움이 따르고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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