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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거리 유동인구 배 이상 늘어”
수원 통닭거리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화 ‘극한직업’(1월23일 개봉)이 100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하자 통닭거리가 덩달아 떴다. 영화 속 주요 소재가 ‘수원왕갈비통닭’인데다 ‘진짜 왕갈비통닭집이 있다’는 소문이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면서 영화를 본 관람객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통닭거리의 유동인구는 평일 6000명, 주말 약 1만3000명 수준이었는데 영화 ‘극한직업’ 개봉 이후에는 유동인구가 배 이상 늘었다”라며 “이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시청에서 자체적으로 통닭거리 홍보 동영상을 만드는 등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원 통닭거리는 수원 팔달구 팔달로 100m 길이의 작은 골목을 말한다. 1970년부터 문을 연 원조가게부터 신생가게까지 약 15곳 정도의 가게가 통닭을 튀겨내고 있다. 큰 가마솥에 기름을 붓고 튀기는 것이 이 골목의 전통이다. 메뉴는 프라이드와 양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기회에 ‘고객만족도’ 높여야”
사실 수원 통닭거리에는 ‘왕갈비통닭’이 없었다. 그러나 A 통닭집에서 최근 ‘왕갈비통닭’을 대대적으로 홍보·마케팅을 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현재 통닭거리에서 왕갈비통닭을 파는 곳은 A 통닭집이 유일하다.
주변의 한 통닭집 사장은 “수원에는 ‘왕갈비통닭’은 없다. ‘극한직업’이라는 영화가 개봉한 이후 한 통닭집에서 갈비 소스를 버무린 통닭을 팔기 시작했는데 그곳이 입소문이 나 사람들이 몰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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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뜨거웠다. 더 맛있는 통닭을 선보이려 기존 레시피를 보완하기 위해 우선 하루 100마리를 한정해서 팔고 있지만 3시간여 만에 동나기 일쑤다. 설 연휴 기간 내내 영업했고 지난 7일 딱 하루 휴점했다. 이날 오전부터 외지에서 찾아온 고객들이 여럿 있었지만 모두 발길을 돌려야 했다.
A 통닭집 사장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무차별하게 팔기보다는 고객 만족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 한정판매하면서 고객의 피드백을 듣고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와 맛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속 레시피는 ‘루쏘팩토리’서 개발
영화 ‘극한직업’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이 소재로 등장한 배경은 이렇다. 작품 집필 당시 배세영 작가와 허다중 작가가 수원 통닭거리 인근에서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했고 이때 좀 더 특이한 ‘메뉴’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수원의 명물인 ‘왕갈비’와 ‘통닭’을 활용한 메뉴가 탄생한 것이다.
배세영 작가는 “당시 갈비양념치킨이 (수원통닭거리) 어디에도 출시되지 않았는데 일반치킨보다는 특별한 레시피를 원했고 많은 각색 과정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이 탄생하게 됐다”며 “수원이 갈비와 치킨으로 유명했고 저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왕갈비통닭 레시피를 영화에 반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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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셰프는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대략 500마리의 닭을 튀긴 것 같다”며 “영화 속 수원왕갈비집 아들 마 형사(배우 진선규) 옆에서 ‘수원왕갈비통닭’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고 같이 튀겼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