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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아파트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발(發) 전셋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막대한 물량의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임대를 통해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전·월세 급매물이 속속 나올 조짐이다. 전셋값 하락은 이 단지가 들어선 송파구뿐만 아니라 대규모 입주를 앞둔 주변 강남·강동구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헬리오시티 전셋값 석 달 새 2억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7일 거래된 헬리오시티 전용 84㎡(22층) 전셋값은 5억8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 단지 전용 84㎡ 전셋값은 7억5000만원에서 12월 6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는데 한 달 새 5억원대로 다시 하락한 것이다. 저층 소형(전용 39㎡)의 경우 이달 4억원대가 붕괴해 3억8000만원에 거래된 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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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수요자들은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입주민들은 전세보증금을 더 낮출 생각이 없다. 가락동 D공인 관계자는 “요새 대출이 막혀 있다 보니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납부하려는 이들도 많고, 이에 따라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다”며 “전세 임차 수요가 꽤 있지만 일단 하락세를 탔고 더 떨어질 때까지 좀 더 두고 보자는 심리가 형셩되면서 실제 계약은 많이 이뤄지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부터 서울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는데 이 단지가 입주한 송파구가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첫주(7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8% 내렸다. 지난 2009년 1월 19일 0.16% 내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나타낸 것이다. 송파구(-0.39%)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으며 강동구(-0.22%)와 동작구(-0.20%) 등이 뒤를 이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가락시영아파트에서 살다가 헬리오시티에 실입주하는 이들의 경우 재건축을 기다리는 동안 대개 송파구에서 전·월세로 있었고, 이들이 살던 곳의 전세 매물까지 대거 나오고 있다”며 “지역 내 이동이 많다 보니 앞으로 전세 매물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전세난 강동·강남구로 번질라
문제는 전셋값 하락이 송파구의 국지적인 현상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입주량이 꽤 많기 때문에 헬리오시티 발 ‘역전세난’이 주변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만2936가구로 작년(3만6596가구)보다 1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9호선 연장으로 송파구와 인접 생활권이 된 강동구에서는 ‘고덕그라시움’(4932가구)과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등 옛 고덕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들이 대거 입주한다. 지난해 150가구였던 강동구의 올해 입주 물량은 올해 1만896가구로 급증한다. 강남구에서는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 등 3277가구가 입주한다.
강동구 고덕동 K공인 관계자는 “고덕 그라시움의 경우 오는 9월 입주인데 전세 매물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며 “강동구 인접 생활권이 돼 가는 하남 미사지구까지 입주 물량이 꽤 많기 때문에 올해 강동구 전셋값이 송파구처럼 급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송파구의 경우 이러한 상황이 일년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올해 가장 입주량이 많은 강동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올해 서울 전세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예정인 가운데 서울 동남권 전셋값 하락이 서울 전역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