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암은 크게 자궁경부에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과 자궁체부 안쪽에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으로 나뉜다. 이 중 자궁경부암은 성생활을 통해 전염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요 원인이다. 이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통해 일차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1~2년 이내 HPV 70~80% 자연 소멸
HPV 감염이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이지만, 감염 자체가 반드시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HPV 감염의 70~80%는 1~2년 이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소멸하기 때문이다. HPV는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에 첫 성경험 나이를 늦추는 한편, 성 상대자 수를 줄이는 등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콘돔이 HPV 전염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와 관련 HPV는 피부 접촉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콘돔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더 많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100종이 넘는 HPV 종류 중 자궁경부 전암성 병변 및 자궁경부암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고위험군인 HPV 16·18형을 예방하도록 만들어졌다. HPV 16·18형은 자연소실이 잘 안되고 지속적인 감염이 있어 암 단계로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세 종류의 HPV 백신 (2가백신 : HPV 16·18 예방, 4가 백신 : HPV 16·18·6·11 예방, 9가 백신 : 6·11·16·18·31·33·45·52·58)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의료기관에서 접종 받을 수 있다. 이근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16·18형과 관련한 70%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며 “때문에 HPV 예방백신을 맞았다 할지라도 나머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궁경부암은 HPV 감염 자체가 아닌, 지속적인 감염이 문제다. 그러므로 HPV 감염이 되면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스스로 가꿔야 한다. 이럴 경우 HPV가 자연적으로 소멸할 수 있다. 산부인과를 방문해 HPV 검사와 함께 세포검사를 시행, 감염이 됐더라도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지를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은 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이형증이나 상피내암 단계를 반드시 거친다. 때문에 이 단계에서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검사법은 △HPV 검사 △자궁경부 세포검사 △질 확대경 검사 △조직 검사 등이 있다. 다른 암 검사와 달리 간단해 몇 분이면 끝나고 결과도 정확하다. 이 밖에 흡연은 자궁경부암 확률을 높인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흡연이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경구피임약을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에도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때문에 경구피임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경우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비만 여성,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 증가
자궁의 가장 안쪽 면을 자궁내막이라고 부른다. 자궁내막암은 이러한 자궁내막에 비정상적인 세포로 이뤄진 암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이른 초경과 늦어진 폐경, 비만 증가 등으로 자궁내막암이 늘고 있다. 전체 자궁내막암 중 약 90%에서는 부정 질출혈이 나타나며, 보통 폐경기 전후에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내막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에스트로겐의 일부는 지방 조직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비만한 여성의 경우 자궁내막암 발생의 위험이 증가한다.
자궁내막암은 수술 후 병기가 결정된다. 수술로 제거한 자궁·난소난관·림프절에 대한 조직검사를 시행해 병기와 재발위험인자 유무에 따라 방사선치료 혹은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한다. 자궁내막암은 1기라면 여전히 가임력을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근육이나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퍼지지 않았을 때만 가능하다. 내막에 있는 암을 긁어 내는 자궁내막소파술로 암을 일단 제거한 뒤 자궁 내막에 암세포가 자라는 걸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로 재발을 막는다. 이후 3개월마다 조직검사로 추적 관찰해 재발하지 않으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이근호 교수는 “특히 젊은 여성이 자궁암에 걸리면 암을 치료하면서 자궁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때문에 과거에는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광범위 자궁절제술이 기본이였지만, 최근에는 자궁 입구만 도려내는 원추절제술이나 광범위 자궁경부절제술과 함께 미용적으로 우수한 단일공 복강경 수술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을 이용해 대동맥 주위와 골반 림프절을 제거하면 자궁을 보존하면서 안전하게 암을 제거할 수 있고 빠른 회복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