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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문재인 정부, 과학기술 정책의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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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I 2017.06.12 04:42:38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과학기술계가 예전보다 힘을 받는다고요? 천만에요. 과학기술혁신본부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이 올 것이고, 그러면 과학기술 분야의 내용을 판단하기보다는 효율성을 따져 재정을 집행하게 되겠죠. 1차관이 공석인데 2차관부터 임명한 걸 봐도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근 사석에서 만난 미래창조과학부의 한 공무원은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발표된 뒤 “정부출연연구소 예산 조정권한이 이관되는데 미래부가 예전보다 권한이 강해지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달 초 문재인 정부가 공개한 조직개편안은 얼핏 국가 과학기술 분야의 위상을 한껏 높여주는 것처럼 보였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 신설, 미래부 R&D 사업 예산 권한 강화 등은 ‘창조경제’ 업무를 떼내고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과학기술 육성에 큰 의지를 갖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실제 청와대의 움직임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미래부 장관과 1차관 인선이 타 부처에 비해 한참 뒷전으로 밀린 것은 물론,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실의 조직 규모는 비서관 없이 행정관 2명으로 운영되는 등 기존 미래수석실의 절반으로 줄었다. 업무공간도 일자리 수석을 비롯한 주요 수석들과는 다른 경호청사에 자리잡았다.

아울러 참여정부 당시와 동일한 명칭의 ‘과학기술혁신본부’는 당초 예상과 달리 ‘3차관급’이 아니라 1·2차관을 총괄하는, 사실상 장관 다음의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될 것이란 전언이다. 과기본부장은 개방형 공모로 선임될 전망이지만 기재부 출신이 오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기재부를 장악하기 위해선 그나마 기재부 출신 인물이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참여정부 때 첫 과기본부장이었던 임상규 전 과기부 차관 역시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 등을 거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1차관직은 한달째 공석이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상목 전 1차관 이후 미래부 내에서 과기분야 출신 공무원들은 그다지 주목받지도, 능력을 인정받지도 못했다. 과기 공무원들의 무능으로 해석하기엔 방송이나 통신과 달리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과학기술계의 특성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4차 산업혁명’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기초과학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당장의 조직개편이나 인사만 보더라도 과연 현 정부가 과연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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