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투어⑤] 맛깔나는 전주 여행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강경록 기자I 2017.04.15 00:01:00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한국관광공사 4월 가볼만한 곳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의 ‘개성비당’(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수백 채 한옥 지붕 위로 달빛이 내려앉은 고요한 밤, 상인들이 문 닫고 돌아간 전주 남부시장에 오방색 조명이 환하게 켜진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이 열린 것. 매주 금·토요일이면 길이 250m 시장 통로에 이동 판매대 45개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먹거리와 공연, 즐길 거리가 풍성해 여행자는 물론 주민도 찾는 곳이다. 주말 야시장에 다녀가는 손님은 평균 8000~9000명. 에너지 넘치는 청년 상인과 손맛 좋은 다문화 가정 사람들, 시니어클럽 어르신이 저마다 ‘비밀 병기’로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 색다른 밤의 선물 ‘남부시자 한옥마을 야시장’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아케이드 시설이 갖춰져 궂은 날씨에도 끄떡없다. 천재지변이 있지 않는 한 무조건 열린다. 2층에 위치한 청년몰은 야시장보다 한발 앞서 남부시장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숙소로 발길을 돌리기 아쉬운 당신, 색다른 밤을 선물할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으로 가보자.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풍남문으로 향하면 찾기 쉽다. 풍남문에서 가까운 북문, 남부시장주차장이 있는 동문, 천변주차장 쪽 남문, 서문 모두 오방색 조명으로 밝힌 간판이 입구를 밝힌다. 야시장은 오후 7시부터 자정(11월~이듬해 2월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손님을 맞는다.

십자로에 늘어선 야시장 판매대는 각양각색이다. 야시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먹거리가 45개 판매대 중 31개다.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에 왔으니 여기저기 다니며 배불리 먹었다 해도, 이곳 야시장의 유혹을 견디지 못할 터. 오직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군복을 입고 야시장의 후예를 꿈꾸는 ‘군대리아’의 버거, 나무젓가락에 낙지를 돌돌 말아 양념을 바르고 토치로 구운 ‘낙지호롱’의 낙지꼬치, 인기 만점 ‘총각네스시’의 소고기불초밥, ‘지글지글팟’의 야채뚱땡과 철판스테이크도 긴 줄을 참고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이곳 야시장 먹거리 판매대에서는 토치를 이용한 불 쇼가 색다른 볼거리다. 짧은 시간 강한 화력으로 익혀 음식의 풍미를 더한다.

베트남, 태국, 중국, 라오스, 필리핀 등의 이국적인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주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 사람들이 실력을 선보인다. 속을 시원하게 풀어줄 베트남 쌀국수, 알록달록한 라오스 만두(사구)가 단연 인기다. 음식 값은 3000~5000원 내외로 저렴하지만, 그 맛의 유혹에 끌려 2만~3만 원은 거뜬히 지출할지 모른다. 야시장에서는 전주 전통의 맛도 느껴볼 수 있다. 남부시장 터줏대감인 ‘조점례남문피순대’와 콩나물국밥집이 성업 중이다.

남문으로 시장에 들어서면 갖가지 소품 판매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목공예, 도자기공예, 자수, 액세서리 등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다. 동문 입구로 들어섰다면 상가번영회 고객지원센터에 들러보자. 이곳에서 받은 지도를 들고 시장 곳곳을 살펴보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야시장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통기타·색소폰 연주, 버스킹 등 하루 2회 공연이 있고,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 노래자랑이 열린다. 현장에서 접수하니 노래 실력을 자랑하고 싶다면 도전해보자.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에서는 베트남 음식을 비롯해 태국, 중국, 라오스, 필리핀 등의 이국적인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남부시장의 활력 ‘청년몰’

야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남문 방향에 2층 청년몰로 올라가는 계단이 눈에 띈다. 청년몰은 한옥마을에 야시장이 들어서기 전부터 남부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처음에는 사람보다 드나드는 고양이가 많다고 할 정도로 빈 점포가 수두룩했다. 1999년 남부시장 화재 이후 대부분 창고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꿈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는 모토로 방치된 공간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아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청년몰이 문을 여는 시각은 오전 10시. 야시장과 달리 매일 운영한다.

청년몰의 상점은 저마다 개성이 가득하다. 작가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작가 공방, 세계 각국의 음식점, 찻집과 카페 등이다. 멕시코 요리 전문점 ‘까사델타코’는 청년몰의 터줏대감이다. 전주 지역에 멕시코 요리가 아직 낯설 때 제일 먼저 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토르티야에 싼 퀘사디아, 밥을 넣은 부리토 등이 일품이다. 이곳 가게 사장은 “비가 오면 음악을 꺼요. 샌드위치 패널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라며 환경이 열악한 청년몰 공간에 낭만을 덧입혔다.

올해 삼일절에 개업한 ‘탐관오리’는 오리를 닮은 디자이너가 만든 핸드메이드 옷가게다. 탐할 탐(貪), 볼 관(觀)을 써서 탐나게 보이는 옷을 만든다는 포부로 시작했다. 청년몰 주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꿈을 향해 나갈 터전이 있어 행복하다고. 맛깔나는 전주 여행의 완성이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인 이유다.

◇ 독특한 건축미 ‘전주 풍남문’

야시장과 함께 밤을 환히 밝히는 전주 풍남문은 독특한 건축미를 보여준다. 풍남문은 조선 시대 전라감영이 있던 전주를 둘러싼 남쪽 출입문이다. 동·서·북문은 현재 그 터가 있으며, 풍남문이 전주부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남았다. 현재 바라보는 풍남문은 정유재란과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68년 전라감사 홍낙인이 다시 지은 것이다.

햇살 가득한 낮에는 한옥마을을 돌아보자. 전주 경기전은 한옥마을의 선물 같은 곳이다. 이성계의 어진을 모셨으며, 조경묘와 전주사고, 태실 등 유적이 많다. 어진에서 눈여겨볼 것은 조선 왕의 상징인 ‘일월오봉도’다. 물결무늬로 가득한 물과 흰 포말 부분이 병풍 전체 높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점이 다른 ‘일월오봉도’와 구별된다. 폭포도 없다. 1만 원 짜리 지폐를 꺼내 앞면을 확인해보라. 1439년 설치된 전주사고도 놓치지 말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곳으로, 그 앞에 배롱나무와 매화나무, 대나무 숲이 사진 촬영하기 좋다.

한옥마을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오목대가 나온다. 오목대는 이성계가 1380년 황산에서 왜구를 무찌른 뒤, 승전 축하 잔치를 벌인 곳이다. 한옥마을의 아름다운 전망이 한눈에 들어와서 인기 있는 곳이다. 인근의 자만벽화마을에서 벽화를 감상하고, 1952년 문을 연 ‘삼양다방’에서 달콤한 옛날커피 한잔 마셔도 좋겠다.

전주 여행에서 잊지 말 것. 전북투어패스다. 카드 한 장으로 주요 관광지를 자유롭게 돌 수 있고, 공영주차장도 최대 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전주 여행 일정에 따라 1~3일권을 선택할 수 있다. 경기전과 루이엘모자박물관, 여명카메라박물관, 전주미술관을 24시간 내에 이용할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권도 인기다.

◇여행코스

〈당일 여행 코스〉전주한옥마을→전주 경기전→어진박물관→오목대→자만벽화마을→전주 전동성당→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전주한옥마을→전주 경기전→어진박물관→오목대→자만벽화마을→전주 전동성당→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청년몰)→전주 풍남문, 둘째 날 / 삼양다방→루이엘모자박물관→국립무형유산원→전주한옥레일바이크→아중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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