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대형 상가의 진화가 눈부시다. 음식점과 미용실, 공인중개사사무소, 편의점 등의 점포들이 주를 이뤘던 상가가 쇼핑과 문화, 여가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상가 트렌드는 점포 수가 적은 단지 내 상가보다 대형 근린생활시설이 이끌고 있는 데 모두 3단계에 걸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4층 이상 대형 상가에 점포들만 모아 놓은 게 수도권 1기 신도시 상가였다면 2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등장한 스트리트(가로)형 상가가 진화의 두 번째 단계, 여기에 문화시설(영화·공연·전시관)까지 갖춘 게 세 번째 단계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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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상가는 2000년대 중반과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점포들의 집합소로서의 역할만 담당했지만 지금은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공간으로 재탄생되면서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트리트형과 복층형 테라스 등 최신 설계와 각종 편의시설을 한 곳에 모아 놓길 바라는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가 상가 진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복합문화공간을 갖춘 새 상가들이 신도시를 중심으로 속속 들어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계룡건설은 최근 세종시 2-4생활권(나성동) P2블록에서 대형 상가 ‘어반아트리움 더 센트럴’ 분양에 나섰다. 지하 3층~지상 12층, 연면적 4만 9678㎡(상가 302실·오피스 10실) 규모인 이 상가는 상업시설과 문화가 공존하는 특화상가로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회의장 등)도 갖춘다.
현대BS&C는 화성 동탄2신도시 유통상업용지2(L3 블록)구역에서 ‘동탄역 라스플로레스’를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만 2375㎡, 연면적 5만 6226㎡ 규모에 달하는 대형 상가로 지상 1~8층에는 판매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영화관(CGV) 등이 들어선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서는 서영건설플러스가 테마파크 스타일의 ‘베니스 스퀘어’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이 상가는 쇼핑몰 내에 소규모 가게들도 입점해 물건을 팔 수 있게 만든 ‘몰 인 몰’(Mall in Mall) 형태의 신개념 복합쇼핑시설로 지하 2층~지상 8층, 연면적 6만 4667㎡ 규모다. 2개의 테마광장은 축제 및 이벤트 장소로 쓰일 계획이다.
㈜알토란은 김포 한강신도시에 조성되는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 1~5차분(248실) 분양을 완료한 데 이어 6·7차분을 분양 중이다.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수변 스트리트형 상가로 왕복 1.7㎞의 수로를 따라 폭 15m, 연면적 5만㎡로 조성된다. 총 400여개 점포로 이뤄진 이 상가 1~4차분은 준공돼 성황리에 운영 중이며, 5차분은 다음 달 완공 예정이다.
◇집값 상승 호재 작용… “고분양가·업종 선택 주의”
문화·여가 기능을 갖춘 대형 복합상가는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경기 하남시 신장동에 복합상업시설 ‘스타필드 하남’이 들어선 이후 주변 아파트값이 꽤 많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신장동 ‘대명강변타운’ 아파트 전용 84㎡형(13층 기준)은 지난 8월 4억 28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4억 5000만원에 팔렸다. 특히 1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에도 이 아파트는 지난달 4억 685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대형 복합쇼핑몰 입점 영향으로 주변 아파트값과 새 아파트 분양권 시세가 모두 매월 1000만~2000만원 정도 오르고 있다”며 “겨울 비수기에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이 주춤한 편이라고 하지만 이곳에선 딴 세상 얘기”라고 말했다.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와 인접한 한강신도시 장기동 ‘쌍용예가’ 아파트 전용 84㎡ 매매가는 3억 3000만~3억4000만원 선으로 한 달새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달에도 한 달 전보다 2000만원 오른 3억 2850만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대형 복합상가 투자 시 만만찮은 자금이 들어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도권 복합상가 분양가(1층 기준)는 3.3㎡당 2200만~4000만원대로 다양하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복합상가는 유동인구를 강하게 흡입하는 장점은 있으나 워낙 고가에 분양되다 보니 일반 투자자가 무턱대고 접근했다간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꾸준한 임대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점포 위치에 따른 업종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